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emedy Oct 14. 2023

06 08 2023

보고 싶은 날

후아… 오늘 아침까지 정말 빡세고 힘들었네요.. 근데 정말 힘들었던건 뭔지 아나요..? 


나 지금 이 글을 쓰는 이 순간 6년 반째 솔로인거 알까 모르겠네요. 가끔가다가 그런 생각이 들어요. 나는 분명 좀 더 다가만 가면 사귈 수 있을 사람들이 참 많고, 많았고, 많을 건데, 당신을 보며 참는 이 모든 순간이 유의미 한걸까, 하는 생각이요. 이 오래 참은 시기가 아까워서 함부로 못사귀는 것도 있는데, 혹시 모르죠, 당신은 전 남자친구랑 헤어진지 얼마 안되고 나를 사귄걸지도. 아마 당신이 그런 사람이였다면, 나는 수없이 고민했을거에요. 그럼에도 당신이 이 글을 읽고 있다는건, 내가 그걸 극복했다는 의미일까요? 만일 그러하다면, 나는 당신을 정말로 사랑하나봐요. 적어도 1, 2, 3년은 솔로인 사람을 만나는 것이 내가 나에 대한 예의 같아서 말이죠. 나에 대한 예의와 자존심을 버리고 당신을 선택할 만큼 당신이 유의미한 사람이라는 거죠. 


사실요, 되게 외로운거 같아요. 사람들은 이상하게 나한테 연애 관련 문제들을 물어보는데, 6년 반 솔로라 마법사인줄 아나봐요. 나는 그저 정론 밖에는 주지 못하는데..


그리고 생각보다 유혹이 많아요. 예쁜 친구들 꽤나 많은걸요? 나에게 호감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없지 않아요. 그 호감들과 들이대는걸 모르는척 눈 감는것도 한계가 있을 것 같아요. 그냥 좀 더 다가가볼까, 눈치 없는 척 그만할까, 매주, 매일, 매 시간 고민하곤 해요. 살갖을 들이밀며 호감을 표시하는 사람도 있고, 진하고 야한 향수로 그러는 친구들도 있고, 그저 나랑 시간을 많이 보내려고 하는, 또는 나랑 헤어지기 싫어하는,


남자라는게 있잖아요, 은근 유혹에 약하더라구요. 나는 더군다나 더 노출이 많이 되어서 그렇기도 한가봐요. 내가 이 모든걸 참고, 넘어가지 않고,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는 당신의 실체를 굳이 만들어가며 버텨내는 이 노력이, 헛되지 않아야 할텐데. 내가 당신을 만나고, 내가 그동안 몇년을 참은게 헛되다 느끼지 않아야 하는데 말이에요. 다른 사람들은 다들 놀며 나름 재미지게 사는 걸 보면, 음, 그래요, 솔직히, 가아끔, 부러운 감정이 없다고 말하면, 그건 거짓말일거에요. 한두번 몸이라도, 마음이라도 섞고, 그냥 평소처럼, 아무것도 없이 모른체 살 수 있고, 그러면 되는거 아닌가, 하는 유혹이 들어요. 성경으로, 말씀으로 유혹을 참는다? 말이 좋아요. 나는 신학생인데도, 하나님의 약속과 무릇 지킬만한 그 무엇보다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네서 남이라 하는 말씀을 불경 외우듯 나무아비타불 대신 외우고, 되뇌이고, 해야 겨우겨우 참아질까 말까 하거든요. 


알아달라는 거에요. 지금 아직까지 나의 사람이 아닌 당신에게 신의를 지키기 위해서, 형체와 실체가 없는, 바라는 사람만 있는, 그런 상태에서, 나는 이렇게 고군분투 하고 있다구요. 당신의 남자, 은근 인기와 유혹? 많았다구요. 근데 그 상황에서도 당신과 하나님께 성실하고, 진실되며, 떳떳하기를 선택했다구요. 


그거도 알죠? 억울한거. 지금까지 이렇게 노력했어도, 한번 잘못 삐끗하면 물거품이라는거. 이건, 한번도 실수 하지 않은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그래, 모태 쏠로 뭐 그런 위임장, 그런거라구요. 삐끗하는 순간, 나는 그냥 많이 논게 차라리 더 나은 사람이 되는거에요. 젠장할. 내 이 포기함이, 기다림이 부디, 유의미 하기를. 헛되지 않기를. 


그런 생각도 했었거든요. 차라리 많은 여자를 품어보고 데이트 해봐야, 되려 당신이랑 더 잘 맞을 수 있는게 아닌가, 하는. 왠 쑥맥을 만나야하는 당신은 무슨 죄일까요? 키스도, 잠자리도, 연애도, 데이트도, 만남도, 다 많이 해봐야 능숙해지고 잘해지고 그런건데, 나는 그런건 아무것도 못하고, 여자에 대해선 하나도 모르고, 그런데… 


이게 맞는걸까요? 


사실 많지는 않아요. 많았으면 차라리 즐겼을텐데. 라고 말해봅니다. 언젠가 당신이 이 글을 읽고 기분 나쁘면 안되니까… 진실은 하나님만 아실거에요..  : ) 


나는 왜 당신을 선택할까요? 무엇이 나를 사로잡았을까요? 사실 궁금해요. 솔직히 이쁘면 혹하긴 하는데, 당신은 얼마나 예쁠런지요. 단순히 예뻐서 당신이 좋을까요? 아니면 그 겉모습은 금상첨화의 꽃 같은 느낌일까요? 잘 모르겠네요. 


그래도, 잘 부탁해요. 당신을 껴안을 그때까지, 실체화 된 당신을, 아니, 실체화 되기를 기다리는 내가 당신의 손끝을 스쳐볼 때 까지, 나는 최대한 참아볼게요. : ) … 그냥 보고 싶다는, 닿고 싶다는 한탄이 이렇게 길어졌네요. 조만간 또 보기를, 기대해볼게요 ! 




매거진의 이전글 06 07 2023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