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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졸 Aug 03. 2023

고졸의 자기계발 이야기

나는 살아남고 싶다

2018년 2월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특성화고를 졸업하여. 대학은 가지 않았고, 바로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한 공기업을 준비하기 위해 도서관 열람실에서 공부를 하던 어느 날이었다. 그날 날씨는 추웠고, 열람실 안에는 따뜻한 히터가 틀어져 있었기에. 눈꺼풀이 점차 무거워졌다. 이대로 있다간 잠에 들고, 공부도 못하게 될 게 뻔했다.


나는 몸을 움직이고, 잠을 깨고자 도서관 2층에 있는 종합자료실에 갔다. 그곳은 책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나는 책과 가까웠던 사람은 아니기에. 수많은 책에 기가 눌릴 지경이었다. 책 제목이나 구경을 해볼까 하여. 하나 둘 훑어보다가. '부의 추월차선'이라는 책을 발견했다.


책을 펼치고, 읽기 시작했다.


그날은 내 인생을 바꾼 날이었다. 긍정적인 방향인지, 부정적인 방향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처음 알게 된 지식이었다.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니. 그것도 젊은 나이에 말이다. 20대 초입에 나는 헛된 망상을 머릿속 가득 채워 넣었다.


공기업의 필기시험 합격과, 군대 행정병 합격이 동시에 나왔다. 어떤 걸 선택할까 고민을 하다가. 군 입대를 선택했다. 부자가 되겠다는 망상에 찌든 나에게. 이제 취업은 매력적인 선택지가 아니었다.


사업을 하겠다는 마음이 불타올랐다. 군대에 가서 사업을 준비하고, 전역을 하면 바로 멋진 사업가가 되는 상상을 했다.


하지만 나는 군대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책 한 권 읽지 않았고, 글 한 자 쓰지 않았다. 전역이 가까워오자. 사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전문하사를 신청했고, 13개월간의 부사관 생활을 한 후에야 사회로 첫발을 내디뎠다.


사회에 나오자 나에게 주어진 임무는 하나도 없었다. 인생에 목표는 무엇인지 알 수도 없었고, 나는 방황했다. 매일 게임을 하고, 폭식을 했다.


자기 전에는 매일 신세한탄을 하였다. 그때 공기업 면접을 준비해서 합격했었더라면. 친구들처럼 대학을 갔었더라면. 내 인생은 조금 나아졌을까?


과거에 나는 미래에 살았고, 현재의 나는 과거에 살았다.


삶이 점점 곤두박질쳤다. 마음속에서는 사업을 하겠다는 의지가 있었지만. 사업에 대해 찾아볼 생각은 하지 않았다. 친구들에게 전화가 오거나. 하면 나는 사업을 할 거야라고 말은 했지만. 사업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 아이템조차 없었고 말이다. 내가 놀 수 있는 핑계 중 하나였을지도 모른다. 군대를 전역했으니까 좀 쉬겠다. 그다음에는 사업 아이템을 생각하고 있는 중이다.라는 핑계 말이다.


그렇게 백수 생활을 이어가던 중. 유튜브에서 자청이라는 사람을 보게 되었다. 하루에 2시간씩 책을 읽고, 글을 쓰면. 사람이 변한다는 이야기였다. 나는 믿었다. 책을 읽기 시작했다. 블로그를 만들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나의 인생은 또 한 번 변화의 수레바퀴에 올라탔다.


처음에는 책을 10분 이상 읽기가 힘들었다. 글을 한 줄 이상 쓰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계속했다. 포기하지 않으면 된다라는 생각이 있었다.


매일 책을 읽으니. 지식이 늘었고, 말을 하고 싶은 주제도 많아졌다. 자연스레 글감은 많아졌다. 글쓰기는 어려웠지만. 글을 완성하고 나면 오는 쾌감이 좋아. 포기하지 않았다.


여기까지가 고졸의 자기계발 시작 이야기이다.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는 내가 100권 가까운 책을 읽고, 글을 500개 이상 적으며 얻은 인사이트들을 삶에 적용하는 과정을 적어볼까 한다.


시중에는 전문가들, 성공한 사업가들이 적은 자기 계발 서적들은 널렸다. 하지만 나처럼 고졸에 자기 계발 이야기는 없다.

나는 객관적, 사회적으로 봤을 때 패자다. 유명한 기업에는 서류조차 내지 못한다. 이미 시작점이 다르다. 하지만 세상을, 사회를 탓할 생각은 없다. 나의 선택이고, 이 선택을 어떻게 하면 옳은 선택으로 만들지만을 고민한다.


세상은 승자가 기록하고, 우리는 그 기록을 보고 공부한다. 나는 그 패러다임을 뒤집을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패자도 기록할 수 있다. 우리는 패자의 기록을 보고, 위로를 받고, 다시 시작할 힘을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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