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리 르페브르 <리듬분석 Elements de rythmanalyse>
앞서설명한 바와 같이 르페브르의 리듬분석은 일상을 이해하기 위한 새로운 관점, 분석틀에 대한 고찰이다.
그는 분석한다는 것이 무엇인가(증명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생각한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변증법적 삼항분석의 발전양상에 대해 결국 하나로 융합되지 않고 서로 구별된 상태로 남는다는 평가를 내린다.
가시적이고 감지할 수 있는 것들은 아무것도 남지 않은 것일까?
복잡한 전체를 분할한 후에 조각들을 다시 이어 붙이려고 애쓰는,
인내심을 요하는 분석을 거치지 않고는 이 시대에 접근하는 것은 불가능 할까?
너무 멀리까지 가면 안 된다.
한계 너머까지 추구된 진리는 오류가되어 버릴 수도 있다. (Lefebvre, 1992)
위의 인용구에서 우리는 그가 느끼는 기존 분석 방식에의 한계를 체감할 수 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시선과 지성은 여전히 풍부한 의미를 지닌 현실의 측면들, 가령일상과 리듬 등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제안을 토대로, 아래와같이 리듬을 구성하는 요소들과 전제들에 대해 설명한다.
일상이란 파괴 불가능한 거대 리듬들과 생산, 소비, 유통, 주거의 사회-경제적 조직에 의해 부과된 프로세스 사이의 충돌이 벌어지는 장소이자 극장이며, 중심이다.
일상생활 분석은 어떻게 그리고왜 사회적 시간이 그 자체로 사회적 생산물인지를 보여준다. 모든 생산물이 그렇듯, 시간은 한편으로는 사용과 사용가치로 다른 한편으로는 교환과 교환가치로 분리되고 분할된다. 즉, 한편으로는 판매되고, 다른한편으로는 살아지는 것이다.
a) 일상의 시간은 이중적으로 측정된다. 혹은 동시에 측정하고 측정된다고 할 수 있다. 한편에서는 근본적인, 순환적인 리듬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시계로 양화된시간이 단조로운 반복을 부과한다. 순환은 반복을 관통하며 활성화 한다.일상성이 현대의 시간 속에 자리를 잡고, 안정화 되고 제도화 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이중적 척도 덕분이 아니었을까?
b) 시간과 시간의 사용을 둘러싸고 격렬하고 비가시적인싸움이 벌어진다. 자연적인 리듬들은 기숙적 혹은 사회-경제적이유들과, 좀 더 심도 있는 고찰이 필요한 다른 복잡한 이유들로 인해 변형된다.
c) 양화된 시간은 이 사회 속에서 매우 일반화된 법칙을따른다. 작은 단편으로 분할되는 동시에 일률적이고, 단조로워진다. 뭐든 할 수 있는 시간이 아니라 각 ‘하기’를 위한 시간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단편들 사이에는 위계질서가 존재하는데, 그 중에서 노동은 기준, 근본으로 남는다.
a) 분명히 구별되고,강조되는, 즉 두드러지는 심지어 강박과 약박처럼 대립되는 시간적 요소들
b) 이 모든 요소들을 수반하는, 하나의 전체적인 운동. (가령, 상당히빠른 속도의 왈츠의 운동)
이 두가지 측면에 의해 리듬은 시간, 운동, 생성의 일반적인 구조속에 속하게 된다. 그리고 그 결과로 반복과 생성, 동일자와 타자의 관계 등과 같은 철학적 문제 속으로 진입한다.
a) 반복과 차이
b) 기계적인 것과 유기적인 것
c) 발견과 창조
d) 순환적인 것과 선형적인 것
e) 연속적인 것과 불연속적인 것
f) 양적인 것과 질적인 것
a) 제스처, 행위
b) 선형적 과정과 순환적 과정의 간섭
c) 탄생, 성장, 절정, 쇠퇴, 종말
a) 절대적인 반복이란 허구에 불과하다. 이는논리적 수학적 사유 속에 동일성의 형태로 등장한다. A=A(“A는 A다”가 아니라 “A는 A와동일하다”라고 읽는다). 이 동일률은 논리적 사유의 출발점이된다. 그러나 즉각적인 수정이 뒤따른다. 두 번째 A는 그것이 두 번째이므로 첫 번째 A와 다르다.
b) 이 반복 속에서 곧 차이가 출현한다. 반복은차이를 배제하지 않으며 심지어 그것을 만들어 낸다. 반복은 차이를 생산한다. 반복은 언젠가는 도래하는 혹은, 반복적으로 생산되는 연속과 연쇄속에서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사건과 맞닥뜨린다. 그 사건의 다른 이름이 차이이다.
c) 이처럼 동일한 것(의 반복)에 의해 차이가 생산된다는 생각은 지금까지 이론적 결함을 야기하지 않았을까? 그래서다음과 같이 넓은 범위의 공식(명제)들이 나온 것은 아닐까? “반복에 의해 발생하거나 생산된 차이들이 시간의 골격을 이룬다”
순환적 반복(cyclique):
우주적인 것, 자연적인 것 (낮, 밤, 계정, 바다의 파도와 조수, 달모양의 변화 등)
선형적 반복 (linearire):
사회적 실천, 즉 인간활동에서 비롯
분석과정에서는 분리되지만 ‘현실’속에서는 항상적으로 상호 간섭한다. 순환적인 것과 선형적인 것의 대립적 통일은 때로는 타협을, 때로는충동을 낳는다. 이 두 운동의 관계가 시간의 측정을 가능하게 해주고 그 단위(다시 말해, 리듬)를 구성하는것이다. 한 쪽은 다른 한 쪽을 기준으로 삼아 측정된다. 각자는 측정하고 측정된다. 선형적인반복에 의해 모든 것은 순환적 반복이 된다.
리듬은 자신의 전개 이외에 어떤 법칙도 없는, 자연적으로 자발적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리듬은 항상 개별적이면서(음악, 시춤, 체조, 걷기 등) 동시에 하나의 율을 지닌다. 리듬이 있는 곳에는 항상 ‘율’ 즉, 법 계산되고예측된 의무, 계획 등이 있다
a) 감춰진 리듬: 우선, 생리적 리듬이 있으며 심리적 리듬도 포함된다(추억과 기억, 말해진 것과 말해지지 않은 것, 등)
b) 공적(즉, 사회적 리듬): 달력, 축제, 의례, 기념, ‘잠재성’으로 표현하고 공표하고 드러내는 것들(소화, 피로 등)
c) 가상의 리듬: 유창함, 언어적 리듬, 우아함, 제스처, 학습, 가짜 비밀, 거짓은폐와 긴밀하게 연관된 것들(단기, 중기, 장기적 계산과 예측들), 상상적인 것!
d) 지배자-피지배자 리듬: 완전히 가공된 것. 음악, 혹은담화 속에서 자신을 넘어서는, 일상적인 혹은 영구적인 효과를 목표로 하는 것
시간을 표시하고 각각의 순간들을 구분하는 양적 측면과 요소들을 포함한다.
그리고 그 결과로서 각 집합들을구성하고 연결하는
질적 측면과 요소들도 포함한다. (p.65)
리듬분석은환경을 바라보는 관점을 변형시킨다.
전통적인 철학과 비교해서 그 개념작용을 변형시키기 때문이다.
플라톤부터 헤겔에 이르기까지 철학자들에게 골칫거리였던 감각적인 것은
이제 형이상학이라는 마법 없이도 변형되어우월적인 위치에 (재)등극한다.
사물들이란 없다.
(우리 자신과 비교해서) 느리거나 빠른,
매우 다양한 리듬들만이 있을 뿐이다. (p.83)
우리몸의 자연적인 복합적 리듬 위에 이성적, 수적, 양적, 질적 리듬들이 중첩된다. 그 과정에서 리듬들은 변화한다.
사회적, 정신적 기능을 수행하는 리듬들이 자연적 리듬다발을 감싼다.
리듬은 자연적이면서 동시에 이성적이다 (p.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