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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귤 Nov 28. 2023

가을

가을이었다.


내 곁으로 무언가 떨어진다.


둘러보니 이미 떨어진 이들이 여럿이다.


로맨틱함은 전혀 느낄 수 없다.


문드러져 가는 생명의 마지막이 곳곳에 널브러져 있다.

 

부족한 마음은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다.


사랑도 연민도 낭만도 현실도 모두 문드러져 간다.

 

여전히 이해할 수 없음에도 고개를 끄덕인다.

 

자기 방어적인 태도로 주변에 맞춰 움직인다.

 

차가운 바람이 볼을 스친다.

 

칼에 베인 듯한 서늘함이 먼저 닿는다.

 

타들어 가는 것 같은 쓰라림이 그 뒤를 따른다.

 

파랗다. 너무나도 파랗다.

 

하늘도, 바다도, 나도, 내 주변도, 우리 모두


지독히 파란 가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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