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마당냥이가 젤리가 찢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워낙 많이 찢어지기도 했고 부위가 또 발바닥이다 보니 약만 발라줘서는 쉽게 나을 것 같지 않아 봉합수술을 받았다. 묘생 첫 마취주사를 맞게 하느라 동의서를 작성하는데, 이미 반려묘를 4년 넘게 키우고 있는 나에겐 처음 있는 일도 아니건만 처음처럼 겁이 났다.
마취약에 취해 비틀대는 4개월령 고양이를 데리고 회사로 돌아가던 밤, 이대로 마당에 풀어줘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우선 하룻밤을 카페 안에서 재웠다. 그리고 다음 날은 마침 내 휴무일. 아침 일찍 다시 회사로 가서 아픈 고양이를 데려와 혹시 모를 전염병 키트 검사를 해서 음성을 확인하고 집에서 보살펴주기로 했다.
평소 예민함이라곤 없는 두 고양이의 특별히 무던한 성격을 잘 알기도 하고, 상황이 상황인지라 다소간의 위험부담을 안고서라도 집에 데려와 본 거였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둘은 각자의 자리를 크게 침범하지 않으면서도 종종 가까이 다가가 서로 코뽀뽀를 하는 등 순순히 한 공간을 공유해 주었다. 그리고 2박 3일차인 오늘, 둘은 제법 서로 장난도 치고 같이 사냥놀이도 하며 이미 가까워진 모습이다.
실밥을 푸는 때까지 앞으로 사나흘 정도만 함께 지낼 예정이지만, 웬만한 강아지들보다 더 무던하게 지내주는 두 고양이가 신기하고 대견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