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청춘"이라는 단어를 만날 때, 내게 가장 선명하게 떠오르는 이미지는 단연 2013년이다. 뮤지컬극장에서 일하기 위해 휴학을 하고, 매일같이 뮤지컬에 온몸과 마음을 맡기던 시절.
당시 만난 친구들과 지금까지도 허울없이 지내는 것은 물론이요, 그 기간 올라갔던 공연들을 떠올리기만 해도 눈물이 그렁해지기까지 하는, 그야말로 인생의 하이라이트 같은 장면들을 선사해 준 시절이다.
그 공연들 중 하나가 뮤지컬 '위키드'다. 며칠 전 한국에서 세계 최초 개봉을 하며 영화로도 새로운 막을 연 작품.
그때 그 친구들과는 더빙판을 단체관람하기로 일찌감치 캘박을 해 둔 상태고, 약속한 날짜가 되기 전에 각자들 자막판을 보고 있다. 나는 개봉일에 내달려가 보려다 스케줄이 꼬여 오늘에서야 극장에 왔다. 11시간 근무를 마치고서 평소 같으면 피로에 눈이 시렸을 컨디션인데, 오늘은 다른 이유로 눈이 시리게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