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꿍이 교대근무에 들어간 이후 서로 얼굴보기 힘들어졌다.
그 사이 난 컨디션 난조로 요양도 해야 했고
밖은 개나리꽃이 피어 새삼 환한데 나 홀로 캄캄한가.
반 한탄, 반 체념조로 흐느적거리며 일하고 있었다.
돈이 아주 많았으면 좋겠다! 나 좀 쉬게.
원수 같은 회사는 언제까지 다녀야 해? 이것도 다 내 욕심인가. 전날 짝꿍이랑 얘기도 해봤지만 결국 결정은 내가 해야 한다는 말에 시무룩해서 잠들고 일어났는데
태양은 쨍하고 하천길 따라 노란 개나리가 지천이고
세상이 너무 맑고 밝았다.
출근한 짝꿍이 "일어났어? 오늘 집에만 있긴 너무 아까운 날씨야. 생각 있음 카페에서 차라도 마시고 와." 하며 권유하더라.
못 이기는 척 트레이닝복을 입고 나섰는데
한걸음 한걸음 걷는데 그냥 좋았다.
꽃그림자가 호수에 비쳤는데
바람에 일렁이는 것도
아아 들고 산책 나와서 셀카 찍는 소녀들도
다 예뻐 보였다.
아주머니들이 단체로 걸으면서 수다 떠는 것도
자전거 타고 가다 멈춰서 사진 찍어 보내는 사람도.
걸어보니 아무것도 아니더라.
때가 되면 얼음이 녹고 싹이 나고 꽃이 피는 것처럼
다 지나가더라.
나를 괴롭히는 것들도 마음에 담아두면 고이고 썩어 나만 병들지 정작 날 괴롭힌 이들은 웃으며 잘 사는데
나만 힘들 필요가 없다.
내가 우선순위를 정해서 그것만 딱 하고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이들만 잘 챙기자.
내가 행복하게 사는 게 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