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6개월 차인 4월 한 달 정리, 어느덧 5월 첫 주도 지났다.
퇴사한 지 6개월. 4월 한 달이 끝났고, 5월 첫 주도 훌쩍 지나가 버렸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매주 글을 쓰지 못했으니 대신 이번 한 달(+a)을 정리해 보기로 했다.
- 구직활동 시작 : 지금까지 일만 하면서 살아왔으니 잠시(?) 쉬는 안식년을 가져보려 했지만, 30대 중후반에 x도 없이 1년을 쭉 쉬는 것은 역시 무리였다. 당장 내일 굶어야 할 정도는 아니지만 일단 있는 돈에서 계속 마이너스인 데다가, 여행도 가지 않으니 막상 혼자 할 일도 별로 없으니(나는 정말 "회사 인간"이었나 보다).
그래서 3월 말에 일단 한 곳을 지원했는데, 한 달이 훌쩍 지났지만 헤드헌터로부터 여태껏 피드백을 받지 못했다. 그리고 4월에는 두 곳을 지원했다. 한 곳은 헤드헌터를 통해, 다른 한 곳은 직접. 근데 이번 헤드헌터도 업체에 전달했다고 별도 연락이 없는 것이 살짝 불안했다. 그랬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전화나 이메일 대신 그냥 문자로 서류탈락 안내를 받았다.
나이를 먹고, 경력이 쌓여 몸집이 무거워진(?) 상태에서는 예전처럼 구직활동이 쉽지 않음을 체감했다.
- JLPT 시험 등록, 일본어 공부 다시 시작 : 퇴사 전, 일본 동료들과 일본어로 소통하고 싶어 퇴근 후에 자비로 일본어 학원에 다녔다. 그야말로 의욕에 불탔던 시기였다. 잦은 출장과 많은 업무로 별도 공부를 포기했었는데, 안식년 동안 토익점수 말고 '뭐라도 하자'싶어 일단 JLPT 시험 등록을 했다. 응시료가 65,000원으로 너무 비싸서 백수는 흠칫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비싼 만큼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의지가 생긴다.
- 독립 계획 : 20대 때부터 놓았던 버킷리스트를 들춰 봤다. 나의 목록에는 '내 집을 갖고 싶다', '내 차를 갖고 싶다' 따위는 없고 오롯이 경험하는 것들로 가득했다. 그래서인가, 남들이 집을 사고, 갭투자를 하는 동안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엄마도 혼자고, 나도 혼자니까 그냥 이렇게 살면 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물론 엄마도 돈이 없지만).
그랬는데, 막상 백수가 되고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니까 엄마와 다투는 일이 잦아졌고, 자연스럽게 독립을 생각하게 됐다. 아니, 그보다는 '더 이상 같이 못 살겠다'의 수준까지 왔다. 백수라 수입도 없이 모아 놓은 돈으로 생활하고 있는데, 독립을 생각한다는 것이 참 웃기는 일이지만 말이다.
네이버 부동산으로 매물을 싹- 뒤져봐도 수중에 있는 돈으로 서울에 있는 '아파트'에 살기는 무리. 카페에 앉아 있으면 20대든, 30대든, 50-60대든 '집'과 '집값'이 빼놓지 않는 요즘 대화의 주제 같더니... 가격을 직접 살펴보니 과연 그럴만했다.
원하는 조건 필터를 걸어 찾았을 때 매물이 그리 없더니, 외곽으로, 아니 서울에서 멀리 가야지 그나마 몇 개가 나왔다. 언니네 집 근처 부동산에 들러 매물로 나온 몇 곳도 둘러봤다. 당장은 힘들겠지만 어쨌든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에는 독립을 목표로 독립 계획을 세워보기 시작했다.
- 운동 계획 : 옛말에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는데, 나는 더 먹었다. 여유시간이 많아져서 더 먹었다. 그 결과, 한 달에 1kg씩 살이 찐 것 같다. 운동을 해볼까 싶어 구청에서 운영되는 수영 프로그램을 신청했는데 인기가 너무 많아 탈락... 그래도 포기할 수 없지! 일단은 소소하게나마, 하루에 만 보는 넘게 걷는 걷기 운동을 시작했다. 비 오는 날 빼고는 지금까지 하루하루 꽤 많이 걸은 것 같다. 걷기는 계속하되, 조금 더 본격적인 운동들을(?) 계획해 봐야겠다.
4월 한 달을 마무리하며 초안을 저장해 놓고는 계속 미루다가 5주간의 이야기를 이제야 발행하게 되었다. 임플란트 수술과 엄마와의 잦은 다툼(?)으로 스트레스도 많고, 구직활동을 시작하면서 약간의 패배감도 느끼기도 했지만, 블로그 체험단도 왕창 해보고, 부동산도 돌아다녀 보면서 일만 했다면 하지 못했을 것들을 하며 나름대로 열심히 살려고 노력한 것 같다.
5월도 화이팅이다!
<예민함이 너의 무기다> by멜로디 와일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