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쯤이면 우리 집에서 잘 수 있을까, 그런 날이 올까
이웃집 빌런 아줌마로 인한 층간소음(발망치 / 뛰어다님 + 밤 11시 40분 청소 기본, 온갖 집안일 + 의자 끌기 + 문 쿵쿵 + 온갖 기본 생활이 배려 없음)으로, 엄마 집에서 자고(+이틀은 언니네) 우리 집에는 출근하듯 집에 오는 생활을 한 지 22일 차.
지난 3주간 나의 생활은 이랬다. 아침 8시-9시 사이에 출근하듯 (백수라 운동복이지만) 옷을 주섬주섬 입고 우리 집으로 간다. 그리고 집안일을 하고, 채용공고 확인, 이력서 작성 등을 한다. 그리고 나면 점심시간. 점심밥을 차려 먹고 설거지하고, 식물 돌봐주고, 잠깐 바깥에 마실 다녀오고 나면 다시 금방 저녁 시간. 저녁 차려 먹고 나면 얼추 저녁 7시. 하루가 어찌 이리도 금방 가는지.
어쨌든, 보통의 경우 대략 7시 30분경이면 빌런 아줌마가 귀가하시기에 (본인이 알려주심...) 최대한 아줌마가 오기 전에 집을 나선다. (한 번은 외출했다가 저녁 8시경 집에 왔는데, 일부러 팟캐스트를 틀어 놓고 들어 왔는데도 불구하고, 온갖 곳을 부딪히고 물건을 떨어뜨리면서 청소기를 돌리시는 통에 피신하듯 급하게 집을 나섰다) 그리고 엄마네서 잠을 청하는 것이 요즘 나의 독립생활 루틴.
특히 이번 주는 독감으로 인한 고열로 체온이 39도까지 올라가면서 나흘 간은 제정신이 아니었지만 꿋꿋이 몸을 일으켜 우리 집과 엄마네를 오가며 생활했다. 병원에서 주사 맞고 와서도 집에서 쉬지 못하고 주섬주섬 옷을 갈아입고 엄마네 집으로 가면서도 서러워서 눈물이 찔끔 났다. 내가 내 집을 두고 계속 이렇게 생활해야 하는 것인가 싶어서.
아직 몸이 회복되지 않아서 주말에 집에서 쉬고 싶었지만, 도통 외출을 잘 안 하시는 아줌마인 것 같길래 일단 TV를 틀고 집에 오자마자 집안일을 시작했다. 그러다가 한참 소리가 나지 않는 것 같길래 TV를 끄고 조용함을 만끽했다. 그런데 웬걸. 체력이 방전되어 이제 좀 쉬어볼까 하는 찰나에 다시 쿵쿵 쿵쿵 발소리가 시작됐다. 또다시 시무룩해졌다. 그리고 다시 짐을 싸서 엄마네 집으로 향했다.
얼마 전, 하도 답답해서 유튜브에 '층간소음'을 검색해 본 적이 있다. 어떤 분이 층간소음으로 인한 피해와 고민에 대해 법륜 스님에게 조언을 여쭙는 영상이 있길래 슬쩍 봤다. 결국에 스님 말씀은... 손해를 보더라도 집을 팔고 탑층으로 이사를 가든지, 병원 가서 예민함을 줄여주는 약을 타서 내가 먹든지 하라는 것이었다. 발 쿵쿵 찧으면서 걷는 사람을 내가 어찌할 도리가 없으니, 금전적인 손해 등은 따지지 말고 나의 괴로움을 줄여주는 방법을 하라는 것.
직접 쪽지도 남기고, 관리사무소 통해서 이야기도 했지만 여전한 것을 보면, 내가 이사를 가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인 것 같기는 하지만 막상 이런저런 손해를 생각하니 쉽사리 결정이 내려지지 않기는 한다. 생애최초 주택을 취득한 혜택으로 취득세 일부 감면(환급) 혜택은 일찌감치 포기할 생각이지만, 아직 일자리도 구해지지 않다 보니 다시 엄마네로 들어가야 할지, 직장이 구해지는 곳 근처 오피스텔로 가야 할지... 그리고 전세를 주고 갈지, 아예 매매를 다시 할 계획으로 집이 팔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떠나야 할지... 생각하고 결정해야 할 것이 많다. 독립하겠다고 백수 상태에서 덜컥 집을 매매한(그것도 서울 아닌 지역의 저렴한 아파트) 어리석은 자의 최후인가 싶어 더욱더 결정이 망설여진다.
'윗집 아줌마만 없으면, 집 자체는 참 괜찮은데...' 싶어 안타깝다가도, 윗집이 이사 가는 기적적인 일이 일어난다면 모를까 '달리 방법이 없지 않은가'. '우리 집, 나의 새 침대에서 잘 수 있는 날이 올까?, 오지 않겠지...?' 하며 오락가락하는 밤이다. 일단 일자리라도 해결되면 좋겠다. 안식년 종료 일지도 쓰고 말이지.
나의 침대가 더욱더 생각나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