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생활] 본가로 들어갈지에 대한 고민

층간소음 피해로 합가를 고민하게 되었다

by 소소롱

독립생활 시작한 지(우리 집에서 자고 생활한 기준) 어느덧 1개월 하고도 2주 가까이 되고 있는 요즘. 명절도 아닌데 엄마네서 잠을 자고 왔다. 이웃집 빌런 피해서...


이틀 전. '정말 대단한 빌런을 만났구나' 다시 깨달았다. 가구 끄는 소리는 기본, 쿵쿵 발망치 소리 (귀가와 함께 소리가 시작되는 그녀의 존재감, 어디로 움직이는지 동선이 느껴질 정도), 물건 떨어뜨리는 소리 등으로 잠을 설치고 있었던 몇 주 전, 밤 11시 다 되어 청소기를 돌리는 소리에 화가 나서 (소위 말해 '빡이 쳤다') 직접 올라갔지만 문을 열어 주지 않아 이전에 써놨다가 붙이지 않았던 쪽지를 붙여 놓고 내려왔다. 다음 날에 우리 집 앞에 답장이 붙었는데, 다른 소리는 전부 참겠지만 '발소리가 힘들다'는 쪽지의 요지를 잘못 읽었는지, 본인 집이 아니라는 내용이 주였다. 마지막에 발소리 정도는 조심하겠다는 내용도 덧붙였지만, 전혀 개선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도 계속 참으며 생활했더니 레벨업된 이웃집 빌런. 엊그제 밤 10시 50분부터 문소리와 함께 시작된 마구 뛰어다니는 소리. 자정이 넘어서야 종료되었다. 그리고 그다음 날. 밤 11시 20분 문소리와 함께 '다다다다' 소리가 역시 시작되더니 11시 40분부터 본격적으로 온 방을 걸쳐 바닥 청소하는 소리(밀대인지 롤러인지)가 시작되었다. 그것도 쿵쿵 걸레받이에 부딪히는 소리가 반복되면서. 10분가량 바닥 청소 후에는 빠르게 움직이는 발소리와 함께 다른 소음들이 차례로 이어졌다. 그리고 자정이 넘은 새벽 12시 50분이 되어서야 종료되었다. 화가 나서 잠을 이루지 못하다가 겨우 잠들었지만, 새벽 6시도 안 되어 또 강제 기상을 했다. 뛰어다니는 발소리에.


사실 처음에 이사 왔을 당시, 위층에 아이가 사는 줄 알았다. 성인이 이렇게 뛰어다니는 것 같은 정도의 발소리를 내며 아파트에 거주할 것이라고 생각을 못했던 것이다. 전에 아이 뛰는 소리를 겪어봤던 적이 있어 집을 보러 다닐 때 "윗집에 아이가 있나요?"라고 물어 다녔고, 분명히 전 집주인이 "없다"라고 대답했기에 '거짓말한 건가?' 싶었다. 근데 웬걸...? 이웃집은 성인만 거주한단다. 우리 집 이웃 빌런은 아줌마였던 것이다.


원래 독립하면서 내가 그렸던 목표는 '공부'였다. 아무래도 혼자 생활하면 좀 더 집중을 더 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하려던 그런 나의 계획과 달리, 공부하거나 집중해야 할 시간에는 귀마개를 꽂고, 다른 때에는 TV를 틀어놓고 발망치 소리를 가리면서 생활해야 했다. 그러나 문제는 잠을 잘 수가 없었다. 한 달 넘게 이어진 발소리와 각종 소음으로 잠에 들었다가도 깨기를 반복, 윗집 생활패턴에 맞게 생활하려다가 더욱 늦게 잠들고 새벽에 다시 강제 기상하는 일상을 보내면서(+새벽 3시경 화장실 가는 소리까지 들어가며) 정신이 몽롱한 상태가 이어졌다.


덜컥 아파트 매매를 해놨으니 각종 손해를 보면서 매도를 할 수도 없고, 전세를 주고 서울 오피스텔 월세를 살아야 하나 싶어 월세를 보다가 "헉". 게다가 아직 어떻게 돈을 벌지 직장도 구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지역을 선정하기도 쉽지 않고 월세를 부담하자니 부담스러웠다. 여러 가지 방안을 궁리하고, 인터넷을 통해 각종 층간소음 해결 방법을 찾던 중, 우선 관리사무소에 SOS를 청했고 이웃집 빌런을 피하여 숙면을 위해 도보 15분 거리의 엄마 집으로 피신을 간 것이다.


엄마 집에서 숙면하고 주말에도 아무 소리 나지 않는 조용한 집에서 낮시간을 보내고 난 후, 쿵쿵 소리가 이어지는 집으로 돌아오니까 '내가 무엇을 위해 독립을 했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 어차피 엄마도 방 셋이나 있는 넓은 집에 혼자고, 나도 혼자인데. 계속 이런 각종 층간소음을 겪으며 생활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왼쪽 가슴이 답답해져 왔다.


분명 '진짜 독립된 어른으로 생활하겠다'라는 목표에는 한 걸음 다다르기는 했다. 가구 조립도 하고, 하지 않던 요리도 하면서 삼시세끼 챙겨 먹기도 하고, 내 생활과 '나'에 대해 고스란히 책임지고 생활하면서 각종 집안일로 조금은 귀찮지만 재미를 느끼기도 했건만, 엄청난 이웃을 만나면서 거울 속 피폐해진 내 몰골을 보니까 현타가 왔다. (+책상에 앉아있는 이 시점에도 위층 발망치 소리로 책상이 울린다)


다시 엄마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생각도 안 했는데, '합가'를 검색어 창에 찾아보기 시작했다. '1세대 2 주택'과 같은 문제는 생각도 못했는데, 세금 공부부터 하며 고민을 시작해 봐야겠다.


오늘도 잠은 엄마네서 자야지...

심란한 2월 첫 주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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