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인풋(input)과 아웃풋(output)의 균형을 찾은 기간
단상이 짧은 생각(短想)이 아니라 끊어진 생각(斷想)이라는 것을 알고 계셨나요?
인풋(input) 「명사」
「1」 『경제』 어떤 산업 부문이 재화나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원자재, 노동력 따위의 생산 요소를 투입하는 일.
「2」 『정보·통신』 문자나 숫자를 컴퓨터가 기억하게 하는 일. =입력.
아웃풋(output) 「명사」
「1」 전기의 출력.
「2」 레코드 플레이어나 녹음기를 확성기에 연결하는 장치.
「3」 경제 어떤 산업 부문이 원자재, 노동력 따위의 생산 요소를 투입하여 만들어 낸 재화나 서비스. 또는 그런 총량(總量).
「4」 정보·통신 컴퓨터 따위의 기기(機器)나 장치가 입력을 받아 일을 하고 외부로 결과를 내는 일. 또는 그 결과. =출력.
인풋과 아웃풋은 사회초년생 때부터 입에 달고 살던 단어들인데
막상 국어로는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잘 생각이 나지 않아서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검색해보았다.
내가 의도한 의미에서의 인풋은 (지식 등의) 투입량, 아웃풋은 생산량 정도로 바꿔쓸 수 있을 듯하다.
나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말하기'를 위주로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직업에 종사하고 있고,
'말하기'도 실제로 내 업무에 포함되어 있긴 하지만,
'글쓰기'에 투입하는 시간과 에너지가 압도적으로 더 많다.
한창 바쁜 시즌에 일을 하는 동안 느끼는 기분은
인풋이 없는데 아웃풋만 오지게 뽑아내고 있어서 내가 텅 비어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글을 생산해내는 동안 그때그때 해당 글에 집어넣기 위한 관련 지식을 리서치하기는 하지만,
일상적으로 문학적, 비문학 글감을 읽을 시간이나 마음의 여유가 없다.
반대로, 임신 초기에 컨디션이 좋지 않아 잠시 일을 쉬는 동안 느낀 기분은
책도 읽고, 음악/영상 등의 컨텐츠도 많이 접하며, 머리와 손이 굳을까봐 노파심에 업무 관련 기사나 논문도 종종 읽으니
쏟아져 들어오는 인풋은 많은데
막상 그런 인풋을 활용할 글을 쓸 기회가 없어서 답답하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 중간 어디쯤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했다.
그런데 출산휴가 전 시니어의 배려로 받은 1달의 재택근무 기간이 딱 그런 기회가 되어주었다.
물론 재택근무라고 해도 일은 계속 해야했지만,
아무래도 곧 출산휴가에 들어갈 사람이니 신건 배당이 줄어 업무량이 예전의 반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덕분에 쌓여있는 다른 일 생각에 스트레스 받을 필요 없이 기존에 받아둔 일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바짝 리서치도 하고 글도 쓰다가, 머리에 김이 난다 싶으면 좀 쉬었다.
넷플릭스를 보는 것이 지겨울 때쯤에는 급하지 않아 미뤄두었던 문서파일을 켜서 다시 몰입해서 작성하다 보면 시간이 훌쩍 갔다.
전력 질주하는 것은 이제 지치고, 그렇다고 일을 완전히 손에서 놓으면 지겨워하는 성격 때문에
월급을 조금 깎아서라도 평생 이 정도의 업무량만 유지하면서 살고 싶다.
비현실적인 욕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