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4 과제
3.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난다. 여덟 살 때의 모습을 떠올려보자. 그때 그 아이가 좋아했던 일은 무엇이었는가?
여덟 살 아이는 친구들을 좋아했던 것 같다. 그때 태권도를 다녔는데 그래서 내가 애들을 다 패고 다녔다. 지금으로써는 정말 이해하기 힘들지만 친구들이 도망치는 모습이 재미있었나 보다. 그리고 어떤 오빠를 좋아했는데 그 오빠가 나한테 맞고 울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엄청 얄미운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 오빠도 때려서 울렸다. 다 울렸다. 그렇다고 마냥 좋진 않았고 걔네도 나랑 놀다가 뭐 어찌어찌해서 맞을 짓을 했지 않았을까. 아무튼 그때는 집에서 자석 공으로 자석 막대를 연결해서 만드는 놀이 키트가 있었는데 그걸 만들고 놀면서 요정이 나오는 애니메이션 만화를 보는 걸 좋아했다. 아 이건 여덟 살이 아니라 한 열 살 때였던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친구들 집에 놀러 가는 것도 좋아했다. 친구들 집에 놀러 가면 부모님들은 아무도 안 계시고 우리만 동네에 남아서 우리끼리만 놀았다. 그리고 여덟 살 때 어떤 친구랑 친했던 거 같은데 그 친구랑 같이 수영장에 다녔던 것 같다. 동생이랑 수영장을 같이 다니면서 거기서도 어떤 애 괴롭혔던 것 같은데 기억이 잘 안 난다. 여덟 살의 나는 참 쓰레기 같았구나. 쓰레기 같은 나, 반성하자.
또 가장 아끼던 물건은 무엇이었는가?
기억은 잘 안 나는데 아빠가 곰돌이 인형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줬던 것 같은 기억이 나기는 한다. 그리고 그때 방문교사 선생님이 있었는데 노트 2권을 주고 나랑 동생이랑 쓰라고 했다. 그래서 내가 노을색 노트를 가지고 동생이 파란색 노트를 가졌다. 그걸로 동생이랑 시도 쓰고 오글거리는 동화도 쓰고 그랬었고 종이접기 책이 있었는데 종이접기 책에 적혀있는 작가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서 그 선생님이랑 전화도 해보고 그랬다. 그때는 그런 개인정보를 책에 적기도 하던 시절이었다. 그리고 문방구에서 파는 과자 접기 편지지를 정말 좋아했는데 엄마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그걸로 딱 한 번 놀아준 적이 있어서 그 기억 때문에 과자 접기 편지지를 엄청 좋아하고 아꼈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로 엄마는 놀아주지 않았음. 사실 내 물건이라는 게 거의 없어서 기억이 대부분 잘 나지 않는다.
이제 여덟 살인 당신이 현재의 당신에게 띄우는 편지를 써본다. 자신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가?
안녕, 똥꾸멍아? 너는 언제 그렇게 어른 사람이 되었냐? 그때쯤이면 결혼도 하고 애기도 낳을 줄 알았는데 정말 당황스럽군. 그리고 나는 엄마가 동생을 많이 낳는 게 싫어. 그러니까 너는 꼭 하나만 낳아라. 그리고 남자 친구가 있어서 너무 신기하다. 어른 같아. 잘 지내는 것 같아서 다행이야. 그런데 나보다 방청소는 훨씬 못하는 것 같아. 방청소 좀 하고 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