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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망아빠 Aug 05. 2021

21년 채용. 지나간 줄 알았는데, 다시 대두되는 것

효율성의 시대, 바른 이직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

*계속 일하고 싶은 여성들의 커리어 플랫폼 : WeConnect의 제안으로 '21.06월에 기고한 글입니다. 

올해 느낀 채용 트렌드 중 하나가 자기소개서의 대두인데요. 그 현상에 대한 제 나름의 고민입니다. 




뉴노멀의 표준 : 효율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익숙지 않던 변화는 적응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뉴노멀이 되었다. 한국사회에서 가당하기나 할까 했던 재택근무, 미래학자의 책에서만 언급되던 긱이코노미, 언택트 등 영화에서 보아왔던 일상들은 오늘날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유례없는 팬더믹은 4차 산업혁명을 앞당기었고, 생존을 위한 급진적인 효율화가 진행되었다. 불필요한 것들은 어김없이 대체되거나, 도태되었다. 

고용시장 역시 효율성의 파도는 거세게 몰아쳤다. 연공서열의 조직문화는 직급 간소화로, 공채의 빈자리는 상시채용으로 대체되었다. 기존 굴지의 기업들이 실업률과 경영악화로 지면을 채울 때, ‘네카라쿠배’로 대변되는 신흥강자들은 ‘쩐의 전쟁’을 불사하며 채용과 투자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화상회의, AI 채용을 넘어, 메타버스(Metaverse)라는 가상공간에 출근하는 것을 보며 오늘의 변화는 빠르다 못해 이질감과 생경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효율성의 역설 : 자기소개서의 대두

위의 변화들을 보며, 혹 필자와 같은 자격지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 언론, 매체에서 종일 언급하며 스폿라이트를 받지만, 세상은 IT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오늘, 우리가 실질적으로 이직을 준비하며 가져가야 할 것은 무엇일까?

여러 사례들을 언급하였지만 실제 필자가 헤드헌터로써 채용 현장에서 느끼는 가장 큰 변화는 따로 있다. 바로 ‘자기소개서’이다. 인지하다시피 경력직은 오로지 ‘경력’으로 말하기 때문에, 자소서의 비중은 크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자소서를 쓸 시간도, 검토할 시간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자소서를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기업들을 마주한다. 기존의 보수적인 업계 산업군보다, 앞서 언급한 ‘네카라쿠배’ 및 소위 핫한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그럼 최근 자소서가 부각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역시 ‘효율성’에 있다. 기업 생애주기의 감소 및 직무중심의 상시채용은 평생직장의 종말 및 전례 없는 이직 유동성을 만들어냈다. 직장인의 81%는 이곳이 평생직장이 아니라 하고, 직장인의 40%는 1년 이내에 첫 이직을 한다. 이직이 쉬워지고, 잦아짐에 따라, 회사로서는 인재 확보와 유지가 큰 고민거리가 되었다. 비효율성을 통한 효율성의 추구랄까? AI 검증(역량검사)의 시대에 상대적으로 가장 전형적이고, 진부한 방법이 역설적으로 전성기를 맞은 것이다. 

 

바른 이직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

그렇다면 기업에서는 왜 자소서에 집중하며, 무엇을 보고자 할까? 천편일률적인 성장과정이나, STAR기법을 잘 적용했는지를 보고자 함은 아닐 것이다. 회사마다 양식은 다를지언정,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명분’에 대한 것이다. 

‘우리 회사를 지원하신 이유/이직하시려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우리 회사에서 어떻게 기여할 수 있나요?’

단순한 질문이지만, 이 고민이 사람을 움직이게 한다. 이직을 결심하게 하고, 이력서를 가다듬으며, 면접을 준비하게 한다. 최종 합격 후 연봉과 다른 기회들을 저울질하며 결정하게 하는 것도 바로 이 명분이다. 연봉, 네임밸류, 기회. 무엇을 가장 먼저 고려하느냐에 따라, 회사도 누구를 먼저 고려하느냐를 정할 것이다.  


'그 사람이 하는 것을 보고, 그 동기를 살펴보고, 그가 편안하게 여기는 것을 잘 관찰해보아라. 
 사람이 어떻게 자신을 숨기겠는가? 사람이 어떻게 자신을 숨기겠는가? <논어, 위정 편>


이직을 준비하며 먼저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나의 명분(이유)는 무엇인가? 와튼스쿨의 협상학교수 모리 타헤리포어는 최고의 협상을 위해서는 가면이 아니라 자신의 진짜 강점을 활용할 것을, 자기 자신을 제대로 알고 진짜 자신의 모습으로 임할 것을 언급하였다. 스스로 설득되지 않는 다면, 남을 설득할 수 없다. 스스로 확신이 있지 않다면, 남에게도 확신을 줄 수 없다. 본인이 납득되는 명분을 만들고, 확신을 줄 수 있는 자신감이 필요하다. 명분은 고뇌에서, 자신감은 준비에서 자란다. 


Easy Choice Hard Life, Hard Choice, Easy Life. <팀 페리스, TED 강연 중>


좋은 질문에 물을 줄 때, 좋은 답변을 거둘 수 있다. 이때 질문의 주체를 채용의 주체인 상대방(회사)에게 둬야 함은 물론이다. 산업, 직군마다 세부 정의는 다를지언정 응당 채용하고자 하는 인력은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 일 것이다.

아울러 기억하도록 하자. 명분은 단지 회사에 합격하는 것을 넘어, 준비하는 본인에게 가장 유리하다. 결국 내 욕구이자 방향성이기 때문이다. 달콤한 선악과를 베어 물기보다는 오늘 내 텃밭을 가꿀 수 있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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