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문해력의 첫걸음은 단어 이해하기
동음이의어는 발음이나 표기는 같지만, 다른 의미를 지닌 단어를 말한다.
예를 들어 ‘배’라는 단어를 살펴보자. 과일이라는 뜻과 신체 일부를 가리키기도 하며, 탈것인 배를 의미하기도 한다. 하나의 단어가 여러 의미를 지닐 때 문해력이 풍부한 사람은 문맥을 통해 그 의미를 자연스럽게 구분한다.
그렇다면 문해력이 부족한 사람은 어떨까? 동음이의어로 인해 독해와 의사소통에 영향받을 수 있다. 문해력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동음이의어를 이해하는 데 혼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이는 한글에서 특히 빈번하게 나타난다. 원인 중 하나로는 한자어의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다른 뜻을 지닌 한자를 어원으로 하지만 한글 표기와 발음이 동일한 단어가 다수 존재한다. ‘말(言/馬)’, ‘눈(眼/雪)’, ‘병(病/甁/兵)’과 같은 예는 일상생활에서도 흔히 접할 수 있다. 이러한 단어들은 문맥을 읽을 줄 알면 의미가 명확해지지만, 문장을 정확히 읽고 상황을 파악하는 능력이 부족하면 잘못된 해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동음이의어는 단어의 뜻을 명확하게 아는 능력과 문맥 이해, 추론 능력을 함께 요구하기 때문이다.
문해력이 부족한 사람에게 당장 문맥을 이해하고 추론하는 능력을 높이라고 요구하기는 어렵다. 대신 자주 착각하게 되는 동음이의어를 알아두면 문맥을 파악할 때 도움이 된다.
1. 심심
첫 번째 뜻 : 무료하다
두 번째 뜻 : 매우 깊고 간절하다
- 실수 1: “심심한 사과를 드립니다” → ‘지루한 사과’로 오해 (실제는 ‘깊고 간절한 사과’를 뜻함)
2. 공사
첫 번째 뜻 : 토목이나 건축 등의 일
두 번째 뜻 : 공공의 일과 사사로운
- 실수 1: “공사 중이니 조심하세요” → ‘공적인 일과 사적인 일’로 오해 (실제는 ‘건설 작업’을 의미)
- 실수 2: “공사 구분을 명확히 하라” → 건설 현장을 구분하는 것으로 이해 (실제는 ‘공적·사적 영역 구분’)
3. 대기
첫 번째 뜻 : 공기
두 번째 뜻 : 기다리다
- 실수 1: “출동 대기 중이다” → 공기가 멈춰서 환기가 안 된다는 뜻으로 이해 (실제는 ‘기다리고 있다’)
4. 복수
첫 번째 뜻 : 여러 개
두 번째 뜻 : 원수를 갚음
- 실수 1: “복수형 명사를 써라” → ‘원수 갚는 명사’로 오해 (실제는 ‘여러 개를 나타내는 명사’)
- 실수 2: “복수를 다짐했다” → 다짐을 여러 개 했다는 뜻으로 이해 (실제는 ‘원수를 갚겠다고 결심’)
5. 사고
첫 번째 뜻 : 사건
두 번째 뜻 : 생각
- 실수 1: “사고를 당했다” → 생각하는 중으로 오해 (실제는 ‘뜻밖에 불행한 일을 당함’)
- 실수 2: “깊은 사고가 필요하다” → ‘심각한 사건이 필요하다’로 이해 (실제는 ‘깊은 생각이 필요하다’)
6. 이사
첫 번째 뜻 : 사는 곳을 옮기다
두 번째 뜻 : 회사의 직위
- 실수 1: “이사가 정해졌다” → ‘집을 옮기기로 했다’로 오해 (실제는 ‘회사 임원이 결정됨’)
7. 성명
첫 번째 뜻 : 어떤 일에 대한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힘
두 번째 뜻 : 이름
- 실수 1: “성명을 발표했다” → 이름을 발표했다고 오해 (실제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힘’)
- 실수 2: “성명을 적어라” → ‘입장을 적어라’로 이해 (실제는 ‘이름을 적어라’)
8. 수도
첫 번째 뜻 : 한 나라의 중앙 정부가 있는 도시
두 번째 뜻 : 먹는 물이나 공업용으로 사용하는 물을 보내 주는 설비
- 실수 1: “수도가 고장 났다” → 도시의 시스템이 고장 났다고 이해 (실제는 ‘물 공급 설비가 고장’)
9. 감정
첫 번째 뜻 : 마음에서 느끼는 기분
두 번째 뜻 : 사물의 특성을 판정함
- 실수 1: “감정을 의뢰했다” → 마음 상태를 살펴보는 것으로 이해 (실제는 ‘사물의 진위 판정을 맡김’)
10. 시기
첫 번째 뜻 : 적절한 때
두 번째 뜻 : 질투
- 실수 1: “적절한 시기를 놓쳤다” → 질투할 타이밍을 놓쳤다고 오해 (실제는 ‘적절한 때를 놓침’)
글을 읽고 쓸 때는 그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비판적으로 해석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단어를 익숙하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고, 자주 사용하는 동음이의어는 알아둘 필요가 있다. 다만 무작정 동음이의어를 찾기보다는 실생활에서 직접 접한 동음이의어를 잊지 않도록 적어두는 것이 좋다.
직접 사용해 본 단어는 들려본 식당처럼 익숙하게 떠오르는 강점이 있다.
현대사회는 디지털 환경에서 읽고 쓰는 경우가 많기에 짧은 문장이나 맥락이 생략된 자극적인 제목만을 소비하는 경향이 짙다. 맥락이 생략된 글을 소비하는 사회에서는 동음이의어의 뜻을 착각하거나 오해해서 발생하는 문제가 많다.
그러니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문해력이라는 사과가 떨어지길 기다리기보다는 문해력 논란의 중심에 있는 동음이의어를 찾고 수집하여 내 것으로 만드는 재미를 발견하자.
동음이의어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사용할 때, 우리는 글을 더 깊이 읽고 정확하게 소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