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목이 쓰려졌다, 쿵 하는
커다란 소리가 퍼져 나갔다.
새끼나무들, 슬피 울지만
고목은 일어나질 않는다.
칼바람 불던 그 겨울,
쓰러진 고목은 일어나질 못했다.
새끼나무들 슬피 울 때
인간들이 고목을 찾아왔다.
머리를 모아 쑥덕쑥덕 대더니
고목의 손가락들과 발가락들을
하나씩 잘라가 버렸다.
인제는 몸통뿐이 안 남은 고목을
인간들은 시꺼먼 기계를 써서
소각로로 옮기는 것인데,
썩어 문드러져 쓸모없는 고목을 태운다 했다.
슬피 울던 새끼나무들이 울음을 멈추고
이제 갓 겨울을 맞은 어린 것만이
고목이 보고파 서글피 운다.
어린 것의 울음소리는
바람을 타고 흩어져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