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작은 숲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기기 Jan 27. 2017

글에 대한 글

정확히는 문학에 대한 글

 누군가는 순수한 문학을 좋아한다. 누군가는 풍자적인 문학을 좋아한다. 또 누군가는 가벼운 문학을 좋아한다. 순수 문학, 풍자 문학, 경소설(라이트 노벨), 장르 문학, 본격 문학 등등. 정말로 다양한 종류가 있다. 나는 아직까진 모든 장르와 종류의 글을 좋아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그러나 자신이 좋아하는 장르와 다른 장르와의 차이를 등급으로 나누는 이들은 많이 보았다.


 예를 들어서, 순수문학 혹은 본격문학을 좋아하는 이들은 경소설과 인터넷 소설을 저급한 소설이라고 취급한다. 그렇게 취급하는 것 자체를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런 취급을 타인에게 알려주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만약 그 사람이 그 장르를 좋아한다면? 그 취급은 곧장 비수가 되어 그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내어놓을 것이다. 긁힌 상처가 될 수도, 깊은 상처가 될 수도 있는 상처를.


 나는 그래서 문학 사이에 등급을 가르는 것에 반대한다. 그런 등급은 그저 자신의 마음 깊은 곳에만 넣어두기를 바란다. 문학 사이에 등급을 가르는 것은 사람들에게 등급을 매기는 것과 거의 같다. 다른 점은 문학 사이의 등급은 공공연히 노출되는 경우가 잦지만, 사람 사이의 등급은 모두가 마음속에 감추고 있다는 점뿐이다. 사람에게 매긴 등급도 상처가 될 수 있듯이 문학에 매긴 등급도 상처가 될 수 있다.


 나도 16살때까지는 본격문학 애호가로서 인터넷 소설들과 경소설들을 무시했었다. 저런 수준 낮은 소설을 왜 좋아하는 거냐고 생각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 깨달았다. 애초에 수준이란 것 자체가 주관에 달린 것이며, 그리고 자신이 생각하는 글의 수준이 어떻든간에 그 글은 누군가의 노력과 마음과 생각이 담겨있다는 것을.


 우리는 이 사실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사실들을 잊고 아무렇지 않게 자신이 싫어하는 장르를 폄하하는 것은 누군가의 상처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오랜만에 수필을 올리네요. 진짜 글을 쓸 시간이 부족해지기 시작했어요. 아무리 글을 쓰고 싶어도 어머니는 공부를 하라고 닦달하십니다. 맞는 말이라서 안 들을 수도 없는 법이더군요. 제가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에, 그리고 노력을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변명은 하면 안 될 것 같네요. 아무리 공부만 한다 하더라도 설마 쉬는 시간 한 시간이 없겠어요? 그런 쉬는 시간에 브런치에 들어와서 글을 올리고 읽고 댓글을 달겠습니다.

 항상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사진은 그냥 찍어본 발자국입니다. 언제였는지 기억이 안 나지만 눈이 펑펑 내리던 아침이었어요.)

매거진의 이전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