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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작은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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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기 Mar 18. 2017

고목

고목(古木)


고목이 쓰려졌다, 쿵 하는

커다란 소리가 퍼져 나갔다.

새끼나무들, 슬피 울지만

고목은 일어나질 않는다.

칼바람 불던 그 겨울,

쓰러진 고목은 일어나질 못했다.


새끼나무들 슬피 울 때

인간들이 고목을 찾아왔다.

머리를 모아 쑥덕쑥덕 대더니

고목의 손가락들과 발가락들을

하나씩 잘라가 버렸다.


인제는 몸통뿐이 안 남은 고목을

인간들은 시꺼먼 기계를 써서

소각로로 옮기는 것인데,

썩어 문드러져 쓸모없는 고목을 태운다 했다.


슬피 울던 새끼나무들이 울음을 멈추고

이제 갓 겨울을 맞은 어린 것만이

고목이 보고파 서글피 운다.

어린 것의 울음소리는

바람을 타고 흩어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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