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택시)
2번째 이야기를 이어나가기 전 아래 5가지 사항에 대해 반드시 알고 넘어가자.
[교통사고 시 알아야 할 필수사항]
1. 평일 입원 시 '휴업손해액'이라는 명목으로 피해자는 자신의 현재 일당의 80%를 보상받을 권리가 있고 무직인 경우에도 나라에서 정한 최소 일당에 대한 80%를 보상받을 법적인 권리가 있습니다. 이는 합의와 무관한 것.
2. 인명사고를 동반한 교통사고라면 반드시 경찰서에 진단서를 제출해야 한다
(하지 않을 시 경찰서는 모종의 거래가 있다고 생각하여 의심을 하고 지속적으로 전화가 와 업무방해죄를 얘기하며 진단서를 제출하라고 합니다.)
3. 보험사 사고 접수 번호만 알고 있다면, 어떠한 병원이든 진료 및 해당되는 치료를 받을 수 있으니 망설이지 말고 자신의 몸을 위해 여기저기 가보자.
4. 택시기사 및 보험사로부터 오는 전화는 모종의 거래 및 보험 관련 전문지식을 모르는 피해자로부터 엄한 소리를 할 수 있으니 항상 녹음을 해두도록 하자. 자신이 포함된 녹음은 증거 효력이 있다고 한다.
5. 나 자신이 아픈 곳을 표현하지 않으면 병원 및 보험사는 알아주지 않는다 당당히 아픈 내 몸을 치료하기 위해 해당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요구하자.
사고난지 하루가 지나고 출근을 위해 일어났다. 목과 허리 그리고 지난밤 충돌 시 부딪혔던 오른쪽 무릎과 어깨에 담이 걸린 것처럼 움직이기 불편했고, 통증이 있었다. 이것이 교통사고 후유증인가... 내 몸이 아픈 와중에도 회사 눈치를 보며 '우선 출근을 하자'라는 마음에 회사에 갔고, 팀장님에게 이러이러한 지난밤의 교통사고에 대해 말씀드리고 상세 진료를 받기 위해 병원으로 향했다. 아무 생각이 없었다. 어떤 병원으로 가야 할지... 우선 종합병원으로 가보자! 하는 마음에 근처 종합병원으로 향했지만, 완전히 잘못된 선택이었다. 엑스레이를 찍는데만 오전이 다 지났고 심지어 진료를 받으려면 일주일을 기다리라고 한다.... 지난밤 응급실에 있을 때 문자로 전달받은 보험접수번호로 수납처리를 완료하고, 인근 척추, 통증, 관절 전문 6~7 의사님이 함께 운영하는 개인병원으로 왔다. 여기저기 고장 난 내 신체 부위를 말씀드리자 엑스레이만 20방 정도 찍은 거 같다. 그렇게 엑스레이 결과가 나오고 다행히 골절은 없었으나,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온몸에 근육이 놀라 경직되고 목 인대가 놀라, 늘어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주변에서도 워낙 후유증이 무섭다는 말을 많이 들었던 터라, 나는 점점 아파오는 내 몸이 걱정되어 입원을 결정하게 됐고, 그렇게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은 상태로 입원 수속을 밟고, 누워버렸다.
그렇게 7월 5일(화) 입원을 했고, 오전/오후로 2번씩 물리치료를 받으면서 몸을 회복하고 있었다. 모든 직장인들도 같은 생각이겠지만, 나 또한 회사 팀장님에게 입원을 하겠다는 말을 하기까지 30분 정도 고민을 했다. 내가 낸 교통사고도 아니고 내 몸이 아파서 치료가 필요한 상황인데, 난 이 상황에서도 회사 눈치를 본 것이다. 내가 벌려 놓은 일들을 뒷수습하는 후배들과 선배님을 생각하며 보이는 눈치, 팀장님에게 보이는 눈치.. 입원을 결정하기까지 짧은 30분 정도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그렇게 입원 첫날을 지내고 이튿날 7월 6일(수) 택시기사로부터 여러번 통화가 왔다. 교통사고 후 당사자들끼리 통화는 좋은 일 없다.라는 지인의 조언에 따라 받지 않다가 끈질긴 통화에 받고 말았다. 이 날은 올해 중 가장 분노가 치솟는 날이었다. 택시기사는 전화받자마자 미안하다는 말은 뒷전이고 자신이 신호위반 및 인명피해로 내가 경찰서에 진단서를 제출하면 벌금 100만 원을 물게 되니, 톡 까놓고 50만 원 찔러줄 테니 나보고 경찰서에 진단서를 내지 말라는 것이다. 이 얼마나 파렴치하고 인간의 모습을 포기한 사람인가... 정말 소름이 끼치고 어이가 없어서 아무 말도 안 나왔고, 난 '지금 사고 난 사람한테 전화 와서 한다는 소리가 그건가요?" 이랬더니 택시기사는 "알았어 벌금 내지 뭐 앞으로 전화 안 할게요 그려 그려요~" 이러는 것이다. 열 받았다. 정말 아주 굉장히 많이, 분이 삭히지 않았고, 법을 모르고 보험을 몰라 무지한 나 자신이 심지어 한심하기까지 했다. 하나, 인생은 어찌 될지 모르는 법 모든 통화에 녹취를 해놨기에 난, 경찰에게 이 해당 내용까지 전달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분노의 수요일을 보내고 7월 7일(목) 보험사로부터 전화가 왔다. 내 인적사항에 대해 물었고, 곧 방문하겠다는 것이다. 방문해봤자, 합의금으로 퉁치기 위해 올 것이 뻔함으로, 난 "합의금은 필요 없습니다. 제 몸이 완전히 나을 때 까진 치료를 계속 받을 테니 어쭙잖게 오셔서 합의금 주고 퉁 칠 생각하지 마십시오"라고 단호히 말했다. 보험사도 뜨끔 했는지 순수히 알았다고 치료 잘 받으시라고 하고 전화를 끊었고, 연이어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다. 사고 당시 블랙박스로 찍힌 맞은편 유턴하던 차주를 사건 관련으로 불렀는지, 아니면 당일 날 음주단속에 걸렸는지 몰라도 현재 택시기사와 함께 일타 쌍피로 형사처벌 받을거라는 것이다. 꼬여도 단단히 꼬였다. 경찰서는 신호/속도위반을 한 택시기사가 인명피해까지 입혔기 때문에 형사처벌을 하기 위해선 진단서를 보내라고 했다. 어제 택시기사로부터 받은 전화도 있고, 난 병원에 요청하여 이튿날까지 보내기로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렇게 택시기사, 보험사, 경찰서로부터 연락을 받고 지친 몸으로 다시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