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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디 Oct 17. 2023

내가 창업 한 회사를 소송했다 #2.

[에피소드#2] 내가 미친 줄 알았다.


전이야기 -

https://brunch.co.kr/@joyceu/102





#1부



밤낮 할 것 없이 하나의 목표를 위해

달려갔던 동료와 적이 되는 건 하루면 충분했다.



서로 정리하기로 하고,

안 좋은 감정선이 오고 가던 때

발걸음을 무겁게 짐을 챙기러 사무실에 들렀다.





"삐비비빅 -."

"비밀번호 오류입니다."



순간 내가 정신이 나갈 만큼 나가서

사무실 비밀번호도 기억을 못 하는 줄 알았다.



"삐비비빅 -."

"비밀번호 오류입니다."



하지만 몇 번을 눌러도 사무실 문은 열리지 않았다.



'뭐지?'



|



몇 번을 더 반복하고서야 깨달았다.



'아 우리가 갈 때까지 갔구나.'



서로 그 어떤 불확실성과 어려움도 함께 헤쳐나가던 우리가

이제는 비밀번호 하나도 공유하지 못하는 사이가 되어 버렸다.


.

.


밑 바닥이었다.





자세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 자리에서 전 동업자 X에게 전화해

미친 듯이 뭐라 했던 기억이 난다.


그게 그 친구와 비공식적인 마지막 통화였고,

우리는 그 뒤로 변호사를 통해서만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가 되어버렸다.






#2부



"엄마 쟤 왜 저렇게 울어?"


오랜만에 집에 온 오빠가 엄마에게 물었다.


"내버려 둬. 회사 정리했데."

"에이 그럴 수 있지. 근데 뭘 저렇게 울어"



|



그러게. 오빠의 말처럼 왜 그렇게 울었을까.

꺼억꺼억 운다는 게 어떤 건지 제대로 알게 된 시간이었다.


아마도 인생을 통틀어 그렇게 운 적은... 두 번째 였으려나.



|



하지만 그 여파는 시작에 불과했다.


몇 날, 며칠, 아니 몇 주 동안은

집에만 처박혀 울고 자기를 반복했다.


그러다가 가끔 누구를 만나거나 밖에라도 잠깐 나가보려고 하면


그때가 정말 지옥의 시작이었다.



|



밖에 나가도 사무실이 있던 동네나 그 주변 어디에도 갈 수 없었다.

지하철을 타고 그 역을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두근 걸렸고 다리에 힘이 풀렸다.


그렇지만 그러기엔 너무 발을 디딘 곳이 많았다.



여기를 가도, 저기를 가도,

온통 열심히 돌아다니고 미팅하며 일했던 흔적밖에 없었다.



스스로가 휴지 한 장보다도 힘이 없다고 느끼는

그런 무력한 느낌을 그때 처음 느꼈다.  



.

.

.



암흑 같은 몇 개 월을 보내고

결심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을 떠나야겠다.'







ㅡ 다음 내가 창업한 회사를 소송했다 시리즈

에필로그로 마무리되며

디지털 노마드 창업 스토리가 새로 시작됩니다 ㅡ  

















ABOUT RYUDEE


99% 온라인으로만 근무하는

UXUI 디자인, 개발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https://www.oneleven.design/


https://blog.naver.com/onelevendesign/2231176070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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