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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디 Oct 26. 2023

MZ세대에겐, 새로운 직업의 정의가 필요하다

직업 = 남 일 + 내 일 

내가 만난 세 사람


예비 창업가 A씨, 29세

스타트업을 시작하고 싶은 예비창업가 A를 만난 적이 있었다.

그는 대학원을 졸업하고 관심 있는 분야가 생겨 정부지원 사업을 받으며 같이 창업할 팀을 만드는 중이었다. 처음부터 투자를 받고 싶어 하지 않는 것에 있어서 나와 생각도 일치했다. 꼭 유니콘 기업으로 키우는 것이 목표가 아니기 때문이었다.


A씨는 자기가 만들고 싶은 아이템을 만들고, 그 아이템을 함께 만들 수 있는 본인과 편한 사람들만 직원으로 구성되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남는 시간엔 일이 아닌 자유로운 취미 생활도 즐기고 싶다고 했다.


의대 전공의 B씨, 31세

전문의 과정 공부를 모두 마친 이제 막 의사로서의 사회생활을 준비하는 B를 만났다.

의사가 되기 위해 엄청난 시간을 바쳐 공부했는데, 잠깐 휴학을 하면서 그는 의사가 아닌 창업을 경험 해보고 싶다고 했다. 의사를 버리고 창업을 선택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본인은 의사가 되려는 사람들과 지내고, 그쪽 분야만 알고 지냈는데 그 사회에서 벗어나 좀 더 넓은 사회를 경험해보고 싶다는 얘기였다.


그는 한 분야의 전문가로 사는 것도 물론 너무 보람찬 일이지만, 오히려 너무 한 분야만 알기 때문에 생각의 틀이 고립되는 것 같다고도 했다. 본인이 늘 만나는 사람과 공부하는 분야를 벗어나 창업을 하면서 좀 더 다양한 세상을 경험하고 싶어 했다.


직장인 C씨, 26세

안정적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 공부까지 마친 후배 C를 만났다. 

이과 계열에 학점까지 좋아서 취업 연계로 졸업 후 바로 취직을 해서 안정적인 직장생활도 하고 있었다. 

하지만 C는 본인의 회사가 안정적이긴 하지만, 그냥 인생이 이대로 안정적으로만 흘러가도 되는지, 무언가 공허하다고 했다. 안정적인 월급과 회사에 너무 적응돼서 그 어떤 도전 정신도 생기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그대로 이렇게 직장만 다니며 살아야 하는지 확신이 없다고 했다.


위 세 사람의 얘기는 우리가 흔히 직업에 대해 고민하는 큰 분류에 해당하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직장을 다니거나, 전문직을 갖거나, 창업을 준비하거나. 

소개하지는 않았지만 한 가지 더 추가하자면 공무원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공무원이라면 안전할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50대인 공무원 D씨가 있다고 해보자. 10년 뒤라고 해도 60대인데, 아직 그 나이면 할 수 있는 것이 너무나 많다. 연금만 받는다고 해결되지 않는 여러 가지 경제적인 필요도 아직 많이 존재한다. 따라서 아무리 공무원 D씨라고 하더라도 인생 제2막을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시스템에 속한 직장과 더불어,
혹여나 그 시스템이 가져다주는 안정적인 소득이 사라질 경우에
다른 가치로 생활을 영위해 나갈 수 있는 역량까지 합쳐서
직업이라고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대가 달라졌다, 직업도 달라졌다


우리의 부모님 세대는 공부하는 것 자체가 특권이었던 시대에 살았을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전문적인 직업을 갖는 것이 이상적이었을 수 있다. 다만 자녀 세대인 우리들은 왜 그렇게 안정적인 직장인데도 공허함을 느끼고 만족하지 못하는 걸까? 가장 큰 이유는 예전에 비해 직장 월급으로만 하지 못 하는 것이 많아졌다는 사실과 현실 세계와 디지털 세계 사이에서의 괴리감이 예전보다 훨씬 더 크게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월급을 받는 직업이라 함은 다른 사람이 정해 놓은 시스템에서 맡긴 일을 잘 수행해내는 사람이라고 표현할 수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내 생각과 능력이 발현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시스템 안에서 제한되고, 하지 못하는 것들도 굉장히 많다.


반면에 우리는 발달한 디지털 문명으로 인해 일찍부터 나를 디지털 세상에 표현하는 것이 나도 모르게 학습되어 있다. 내 생각을 트위터로 짧게 남기고, 오늘 내가 먹고 입은 것을 인스타그램에 포스팅한다. 인터넷이 되는 어느 곳이라면 우리는 늘 우리 자신을 디지털 세상에 표현하고 살고 있다.


게다가 주변 친구들이 올린 그들만의 개성 있는 포스팅과 삶, 수많은 국가의 다양한 삶을 작은 핸드폰 안에서 매일 접하게 된다. 따라서 우리 세대는 어쩌면 내가 살고 있는 나라 안에서 매일 출퇴근하는 정해진 직장이 있는 삶 그 자체로 충분한 안정감과 만족감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다. 안정적인 직장이 인생에 필요한 부분이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가 디지털 세계에서 보는 다양한 문화와 경험까지 누리며 다채롭게 살고 싶은 욕망도 동

시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쉽게 정리하면 이렇다. 


한 사람의 경제적인 능력을 볼 때는 단순히 벌어들이는 수입만을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신용으로 얼마나 빌릴 수 있는지 부채까지가 한 사람의 경제적인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혹시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길 경우에 내가 가지고 있는 수중의 돈이 부족하더라도 돈을 빌릴 능력이 있으면 위기 상황을 비교적 쉽게 넘길 수 있다.


직업 = 남이 맡기는 일을 하는 것 + 내가 스스로 창출하는 일을 하는 것


같은 맥락에서 직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기본적인 직장의 개념과 벌어들이는 소득으로만 그 사람의 직업적인 수준이 정해지지 않는다고 본다. 시스템에 속한 직장과 더불어, 혹여나 그 시스템이 가져다주는 안정적인 소득이 사라질 경우에 다른 가치로 생활을 영위해 나갈 수 있는 역량까지 합쳐서 직업이라고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식처럼 표현하면 위와 같이 정의할 수 있다.





경제적인 신용을 관리하는 건 어려운 상황이 닥쳐서가 아니라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미리미리 하는 것처럼,
 
현재 가지고 있는 ‘직업’의 형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상황을
대비해 조금씩 미리 시작해두면 된다. 





현재 직업에서 벗어나 스스로 창출하는 일을 시작하라


내가 말하는 디지털 노마드 창업은 바로 ‘스스로 창출하는 일을 하는’ 직업의 형태 중 하나라고도 할 수 있다. 누구나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적금을 들어야 하고, 본인의 경제적 신용 관리에는 다들 예민하다. 반면 ‘스스로 창출하는 업’에 대해서는 꼭 대단한 사업가만 가능하다고 생각하거나, 나는 할 수 없는 일이라며 개발조차 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고 나서는 퇴직 시기가 점점 다가오면, 일이 너무 재미가 없으면, 사업이 너무 힘들면, 그때 돼서야 고민하기 시작한다. 경제적인 신용을 관리하는 건 어려운 상황이 닥쳐서가 아니라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미리미리 하는 것처럼, 현재 가지고 있는 ‘직업’의 형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상황을 대비해 조금씩 미리

시작해두는 것이다. 갑자기 어려운 상황이 닥쳤을 때 해결하려고 하는 것보다 10분씩이라도 이런 고민을 10년 일찍 시작하는 것이 훨씬 현명하다고 본다.


대기업을 다닌다고, 전문직이라고, 공무원이라고 해서 하고 싶은 일이 ‘언제나’ 하고 싶지는 않을 ‘하고 싶은 일’이 아닐 수 있다. 또 언제나 안정적인 직업이 안정적이지 않을 수 있다. 사업을 하는 경우에는 오히려 더 심하다. 엄청난 업무 강도와 스트레스로 인해 꽤 많은 사업가가 ‘지금 내가 이렇게 계속 사업을 하는 것이 맞나?’라는 생각으로 ‘현타’가 올 때가 많고, 경제적으로 업앤 다운(Up and Down)도 훨씬 굴곡이 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 업을 창출하는 일’이 반드시 극단적인 상황에 놓인 스타트업이나 프랜차이즈 창업만 있지 않다고 얘기하고 싶다. 남에게 주는 일을 수행해내는 일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엄청나게 사업의 규모를 키운 것도 아닌, 그 중간 과정도 충분히 직업의 영역으로서 존재한다고 얘기하고 싶다.





‘스스로 업을 창출하는 일’이 반드시 극단적인 상황에 놓인 
스타트업이나 프랜차이즈 창업만 있지 않다고 얘기하고 싶다.

그 중간 과정도 충분히 직업의 영역으로서
존재 할 수 있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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