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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린 Jul 06. 2023

회사 안 다니고 전업 웹소설 작가로 살기 2023년

벌써 3년차라니...? 


웹소설 작가로 살아 남기.

매번 제목을 생각 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이것 만큼 와닿는 문구는 없는 것 같다. 


요즘이야 과거 만큼은 아니라 할 지라도 대한민국에 태어나서 20살에 무조건 대학교에 가야하고, 안 되면 재수를 해서라도 가야 하고, 졸업 후에는 취업 준비를 해야 하고, 취업을 해야 하고. 


결혼이야 그렇다 쳐도 나이가 어리면 어릴 수록 그런 주변에서 오는 압박감을 정말 무시하지 못하는 것 같다. 나도 한때는 그렇게 고민했던 적이 있었다.


나 역시 취업을 해야 하는 순간에, 정말 이제는 미룰 수 없는 결정의 순간이 왔음을 깨달았다. 어머니는 입 버릇 처럼 '그래도 취업은 해 야지.' 하고 말 하던 어른이었다.


집 앞에 있는 스타벅스 앞에서 커피를 한잔 사 들고 나와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머니가 '그래도 회사 1~2년 정도 다녀야 하지 않겠냐?'라고 한다면 정말 취업 준비를 할 생각이었다. 


전업 작가를 하고 싶다고 말 했다. 정확하게는 '그래도 사회생활 해야겠지?'라는 늬양스로 물어 봤다. 어머니 말고도 주변의 편견, 시선이라는 걸 무시하고 살기가 쉽지 않으니까.


이어지는 그녀의 말이 무척이나 충격이었다. "너 작가 생활 하고 있는 것도 사회생활 아니냐?" 담당자님을 만나고, 계약서를 쓰고, 미팅가고, 작가님들을 만나는 것도 사회생활이라고 생각한다고. 


정말 생각도 못한 발상이었고, 나 역시 편견에 사로 잡혔다는 걸 그 순간 깨달았다.


이제와서 변명아닌 변명을 좀 해 보자면, 다수의 사람들이 회사에 다니고, 직장인의 예절이라는게 존재하는 건 맞다. 흔히들 '사회생활 못 해.'라고 이야기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건 직장인들의 시선에서 보는 사회생활인 경우도 있다.


프리랜서나 작가들 사이에서도 하면 안 되는 예절들이 있는데, 어떻게 보면 그것도 하나의 '사회생활'인 셈이다. 


작가가 작가들이나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의 예절만 잘 지키고 잘 어울리면 되지 않나? 싶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우리가 학습해 온 '사회 생활의 예절'이라는 건 사회생활이 아니라 '직장 생활의 예절'이 아닐까 싶다.


친해진 작가님들과 만나서 떠들다보면 종종 그 괴리감을 느낄 때가 없지 않아 있다. 어떤 작가님이 말 하시길 직장인들의 예절은 '상대가 먼저 불편해 하는 걸 불편하게 하지 않기 위해서 내가 불편하게 눈치를 봐야 해서 불편하다.' 라고 말 하기도 했다.


조금 소프트한 비유로는 다 같이 식당에 가서 가장 먼저 하는 물 따르고, 숟가락 젓가락 놓고 하는 것이 있다. 나이가 가장 어린 애가 해야 하고, 막내가 해야 하고... 고기 구우면 막내가 굽고, 남자가 굽고. 작가들은 그런거 없다. 


그냥 아무나 한다. 그거 가지고 눈치주는 사람도 없다. 물론, 작가들의 만남은 공적인 자리와 사적인 자리의 중간 즈음에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의 영향을 덜 받는 것이기도 하다.


이런 예시도 있다. 작가를 하다보면 흔하게 받는 질문이 "얼마나 벌어요?" 아니면 "19금 써요?" 이런거다. 이젠 해탈해서, 그리고 정말로 몰라서 물어보시는 거라고 생각하고 이해하지만 이런 건 작가들 사이의 예의에서는 어긋나는 일이다.


어떤 작가도 처음 만나자마자 "작가님 얼마 벌어요?" 이렇게 물어보지 않는다. 그 작가가 억을 벌든, 한달에 십만원을 벌든 묻지 않는게 예의다. 이건 회사생활에 비유하자면 만나자마자 "님 연봉얼마?" 라고 묻는 것과 똑같다. 근데 진짜 많이 들었다.


요즘은 그냥 저런 질문 들으면 님 연봉몇?으로 똑같이 응수해주긴 한다. 대부분 당황하시지만, 간혹 공개하면 비슷하게 번다고 말 하고 넘어가는데. 어쨌든 작가에게 연봉을 묻고 싶으면 본인 연봉부터 공개하시면 된다.


어머니는 전업 작가 할 수 있는데까지 해 보라고 했고, 나는 반쪽짜리 작가에서 정말 제대로 된 작가가 되었다.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 동안 브런치 알림은 꾸준히 왔다.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한참 전업작가 생활을 할 때, 옛날 글들을 다시 많이 봐 주는 것 같았다. 그땐 브런치... 인기 없었는데. 주변에서 브런치 왜 하냐구 했는데.


가끔 알림이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 옛날 글이라 지금이랑은 트랜드가 안 맞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조만간 한번 글 앞부분에 공지라도 써 놔야 할 듯 하다. 브런치를 접어야 하나,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조금씩이지만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사실 몇 번 시도했는데 실패한 흔적들이 곳곳에 있다 하하하.)



너무 열심히 산 덕분에 (?) 공황장애도 얻었다. 처음에는 6개월 정도 치료하면 낫겠거니 했는데 이제 딱 1년 됐다. 그 사이에 불안장애도 추가 됬고.

그래도 약은 많이 줄여서 이거 남았다. 심지어 이틀에 한번 먹으니, 못해도 겨울에는 끊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는 해 본다.


전업 작가를 결심 할 때 언젠가 한번 약을 먹겠구나 하고 생각은 했다. 전업과 겸업의 차이는 정말 하늘과 땅 같아서. 불안하다보니까 정말 미친듯이 일만 했다. 그걸 내려 놓고 중간을 잡기가 참 힘들었다.


코로나가 조금씩 풀리고 작년~올해부터는 강의를 시작했다. 원고도 올해 런칭까지는 전부 확정이 됐고, 2024년까지는 일을 안 받아도 될 것 같다. 


양적인 성장 보다는 질적인 성장을 해야 하는 시기라고. 강의해서 번 돈은 대학원 가는데 쓰려고 한 푼도 안 쓰고 모아 놓고 있다. 관심있으신 분은 다른 포스팅을 봐 주시면 좋을 것 같다.


종이책 원고도 해야 하는데 음.. (__) 어쨌든 그렇다.


강의는 SBS 게임 아카데미 (신촌)에서 강의를 시작했다. 정규 강의인데 부족한게 정말 많아서 처음엔 많이 힘들었다. 그래도 지금은 4기를 앞두고 있는데, 재미있는 경험, 좋은 경험도 많이 쌓는 중이다. 아마 하반기에는 더 좋은 소식으로 찾아 올 수 있을 거 같다.


수강생분들 데리고 갔던 SBS 게임 아카데미 세미나였다. 내가 참석한 건 아니고, 우리 수강생분들 보러 가긴 했는데. 바로 이날 오후에는 또 학교에서 하는 카카오쪽 세미나를 다녀왔다.


참 재미있는 건, 카카오나 출판사 담당자, 작가, PD나 한결같이 웹소설이란 "대리만족"의 서사이고, 트랜드나 유행하는 글 따위는 없고 "재미있는 글"만 있을 뿐이라고 똑같이 말 해서 놀랐다. 사실 글을 쓰면 쓸 수록 그 말이 맞는 말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트랜드가 아주 없다고 생각은 안하지만, 사실 트랜드라는 건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고 감각적인 영역이라 뭐라 말 하기 어려운 건 사실이다. 그리고 재미있으면 트랜드가 된다는 말도 좀 맞긴 하다.


https://www.all-teaching.com/mall/1687226762


이건 온라인 강의다. 정말 기초에 기초만 있는 온라인 강의인데, 웹소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분들을 대상으로 찍었다. (아마 다른 포스팅에서 쓰겠지만) 


요기 스튜디오에서 혼자 한 7~8시간 동안 찍었는데, 와.... 이런 촬영은 처음이라 그런데 진짜 힘들었다. 촬영이라는 건 정말 아무나 하는게 아니구나 싶었다. 



제자님이 선물로 주신 와인이다. 가운데는 제자분들이랑 아는 작가님들이랑 해서 간 주류 박람회다. 진짜... 술만 엄청 먹었는데 죽는 줄 알았다. 왼쪽도 다 같이 회식한 사진이다.

배불러 죽는 줄 알았다고 한다. 


 우울한 원고의 나날에서 강의를 다니기 시작하면서 사람이 조금씩 외향적으로 변하고 있는게 느껴졌다. 말 하는 솜씨도 처음보다는 많이 좋아졌고 (지금 와서 1기 수업을 생각하면 정말 눈물이 난다 ㅠㅠ)



마지막으로 바로 어제 아는 분의 부모님이 글램핑 운영하신다고 해서 다녀왔다. 근데 지이이인짜 좋았다. 모기가 많을 줄 알았는데 모기도 별로 없고, 시설도 너무 깨끗하게 운영되고, 독채고, 기회가 된다면 개인적으로로라도 또 놀러가고 싶은 곳이었다.


몇 달 사이만 놓고 본다면 이렇게 지냈다. 위에서 말 했지만, 정말 최근 웹소설에 대한 관심이 많이 늘어났다는 걸 브런치나 사람들의 반응이나 이런걸 보면서 많이 실감한다. 


그 만큼 쉽지 않은 시장이 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말이다. 


조금 더 어렸을 때는 다들 회사 다니고, 학교 다니는데 나는 글이나 쓰고 뭐하는거지? 이런 생각을 한 적도 있었지만 요즘은 '사람 사는 길은 다 같을 수가 없다.'라는 마음 가짐으로 즐겁게 살고 있다.


어쨌든 계정주는 죽지 않았으니, 언제든 웹소설 관련해서 궁금한거나 덧글있으면 환영이다. 소통도 좋다. 근데 원래 온라인으로 소통을 잘 못해가지고 (__) 덧글 잘 달고 이야기 잘 하시는 분들 보면 신기하긴 하다. 0_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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