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혹시 벤치마킹으로 '따라 하기' 중이었을까?

벤치마킹은 해설집이 아니다.

벤치마킹을 하다 보면 종종 해설집을 본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다.


기획 도중 막히는 부분이 생겨 주변에 조언을 구했을 때도 ‘A 사이트는 이렇게 되어 있던데?'라는 말을 꽤 자주 듣는다.


잘 알려진 서비스가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유명한 서비스가 언제나 가장 좋은 방식으로 구현된 것은 아니다. 마케팅이 핵심 역량이었을 수도 있고, 다른 주요 기능이 특출 났을 수도 있다. 참고하는 기능만큼은 일정에 쫓겨 아쉬움을 남겼을 수도 있다.


정답은 그곳에 없다는 것을 기억하자.


이 글은 벤치마킹을 시작하기 전 마음가짐에 대해 기록하고자 한다.




좋은 UX란 뭘까?


비교적 여러 사람이 편하다고 느끼면 좋은 UX일까? 흥행한 서비스의 UX를 편하다고 느끼는 건 아닐까? A서비스를 사용 중인 사람들에게만 익숙한 UX는 아닐까?


좋은 UX에는 여러 가지 답이 있을 수 있다. 기획자끼리도 어떤 것이 더 좋은 UX냐를 토론하다 보면 의견이 자주 나뉘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아래의 2가지를 중점적으로 고민해 보는 편이다.


1) 어떤 방식이 사용자의 '인지 부하'를 더 줄일 수 있는가

2) 어떤 방식이 사용자의 '스텝'을 더 줄일 수 있는가


나에게 익숙하고 편안하다고 느껴지는 UX를 주관적으로 선택하기보다 인지 부하와 스텝이 적은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편함이 만드는 결과는?


편하고 익숙한 것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편함이 만드는 결과, 즉 '편함이 뭘 일으킬 수 있느냐'를 함께 생각해야 한다.


이 UX를 통해 그 서비스는 무엇을 얻었는가


벤치마킹을 해 보니 A 서비스는 a페이지에서 b페이지로 이동한다. 그런데 B 서비스는 동일한 a페이지에서 b페이지로 이동하는 경로에 c페이지를 추가했다. 사용자의 스텝은 늘어났지만 B서비스는 c페이지를 통해 사용자로부터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생겼다.


사용자에게는 A서비스가 더 좋은 UX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B서비스는 c페이지를 통해 얻은 정보를 기반으로 새로운 마케팅을 시도할 수도 있고 새로운 기능을 기획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플랫폼 입장에서 무조건 A서비스의 UX가 좋다고 할 수 있을까?


그래서 벤치마킹을 할 땐 나에게 어떤 UX가 좋았는지 느낀 점보다는 여러 서비스에서 사용한 UX를 도구로 활용했을 때 우리 서비스는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 그리고 무엇을 얻어야 하는지 전략까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각각의 서비스가 어떤 전략으로 해당 UX를 구축했을지 추정해 보는 것도 좋다.




어떻게 구현됐느냐를 넘어 왜 그렇게 구현했는가를 생각할 수 있어야 더 좋은 벤치마킹을 할 수 있다.


그리고 그에 앞서 각 도메인에서 유명한 플랫폼들도 좋지만 지금 기획하고 있는 기능이 플랫폼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다줘야 하는지, 목적을 먼저 도출해 보고 그 목적의 결과를 얻는데 집중한 플랫폼을 벤치마킹 대상으로 선정해 보는 것도 또 하나의 좋은 벤치마킹 방법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