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 접어 나빌레라
어떤 색이 당신을 가장 잘 표현할까?
사람마다 마음속에 품고 있는 색깔이 있을까?
다른 사람들도 저마다 마음에 새긴 색을 가지고 있을까? 문득, 그들이 좋아하는 색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스타벅스를 떠올리면 초록색, 코카콜라는 빨간색, 맥도날드는 빨강과 노랑이 조화를 이룬 로고가 생각난다.
이처럼 나만을 대표하는 색을 정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자기만의 색깔을 찾는 과정은 내면을 탐색하고 스스로를 표현하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으니까.
나는 최근 나만의 컬러로 노란색을 정했다. 노란색은 자존감이 낮은 사람에게 자신감을 북돋아주고, 두뇌 활동을 자극하여 창의력과 사고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색이라고 한다. 또한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기 때문에 변비 해소에도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노란색은 진한 황금빛으로도 표현되는데, 황금, 부, 권위, 풍요로움 등을 상징한다. 지식과 지적 능력을 나타내며 운동신경을 활성화하고 근육에 에너지를 생성해 주는 등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색이다. 노랑은 빨강과 초록의 혼합색으로 초록의 회복 효과와 빨강의 자극 효과를 함께 지니고 있어 기능을 자극하고 상처를 회복시키는 두 가지 면모를 모두 가지고 있다.
사실 예전에는 노란색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푸른 계열의 초록색과 파란색을 선호했기 때문이다. 등산을 즐기게 된 계기도 산에서 볼 수 있는 푸르른 자연의 색감이 좋아서였다. 그래서인지 조용함을 좋아하는 내게 노란색은 조금 낯설고 부담스러운 색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노란색의 매력이 서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노란색을 접하게 된 건 ‘나빌레라’라는 닉네임에서 떠올린 ‘나비’ 덕분이었다. ‘나빌레라’는 조지훈 시인의 승무에서 나온 표현으로, ‘나비 같다’는 의미를 가진 단어이다.
나비를 떠올리면 어떤 색이 먼저 연상되는가? 어릴 적 기억 속 나비는 노란색이었다. ‘노랑나비’ 동요를 부르며 꽃밭에 화룡점정으로 날아드는 노란 나비를 떠올리면 왠지 모를 평온함이 느껴지곤 했다.
그렇게 내게 노란색은 점점 친근한 색이 되어갔다.
실제로 노란 자전거를 사게 되고 등산길에서 만난 노란색 표지판을 보면 낯설던 노랑이 조금씩 가까워졌다. 내가 좋아하는 꽃, 해바라기도 노란색이다. 환하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필요할 때마다 노란색이 내 곁에 머물러준 것 같다.
노란색은 스펙트럼의 모든 색상 중 가장 밝고, 어떤 색상보다도 눈에 잘 띄는 색이다. 이 점이 내향적인 나에게는 약간의 도전처럼 느껴졌지만 예상외로 싫지 않았다. 노란색의 에너지가 숨겨진 밝음을 꺼내주고 무의식 속에 있던 명랑함을 일깨워주었다.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겠다는 목표로 노란색을 사용하는 카카오처럼 나도 노란색이 주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하고 싶다. 설렘과 출발을 의미하는 봄의 노랑처럼 나도 주변 사람들에게 기분 좋은 시작과 활력을 전할 수 있다면 좋겠다.
내게 노란색은 단순한 색상이 아니라 온화함과 명랑함을 가져다주는 친구 같은 존재가 되었다.
마치 “이렇게 살아보는 건 어때?”라며
속삭이는 노란 나비가 나를 안내해 주는 것만 같다.
언제나 따뜻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노란색처럼 나도 좋은 기운을 나누고 밝은 글들을 써 나가고 싶다.
노랑 하면, 나비 하면,
곧장 ‘나빌레라’가 떠오르는 그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