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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를 사랑하는 하루살이의 이야기

벌레가 되어 본 하루, 삶을 돌아보다

by 꿈꾸는 나비 Jan 24. 2025



당신을 벌레로 묘사한다면?

무슨 벌레로 정하고 싶은지,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인간의 탈을 벗고

벌레로 돌아갔을 때,

벌레는 무슨 생각을 하나요?


[나루탐탐]

나의 그림자를 만나는 시간:글쓰기 작업 중에서




벌레로 묘사하기를 제안받았을 때, 나는 잠시 숨이 막혔다. 벌레라니. 그 말을 듣자마자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건 바선생이었다. 바선생—그 존재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몸서리가 쳐졌고, 그 이상의 글을 쓸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질문을 회피할 수는 없었다. 글을 쓰며 나의 그림자와 마주하기 위해서는 어딘가에서 시작해야 했다. 곰곰이 생각한 끝에 비교적 거부감이 덜한 벌레를 떠올리려 애썼다. 그리고 마침내 ‘하루살이’가 떠올랐다. 짧은 생을 살지만, 그 순간을 온전히 살아내는 하루살이.


하루살이로 태어난 나는 지금 해 질 녘을 바라보고 있다. 인간의 시선으로는 보잘것없어 보일지도 모르는 나의 하루가 이제 곧 끝나간다. 하지만 나는 인간들이 가진 무겁고 복잡한 고민들을 이해할 수 없다.


왜 그토록 걱정과 불만, 끝없는 욕심에 사로잡혀 살아가는 걸까? 우리는 모두 결국 죽음을 향해 살아가는 존재들 아닌가. 어차피 유한한 삶이라면, 지금 이 순간을 더 즐기고, 웃고, 사랑하며 살아가면 안 되는 걸까?


사람들은 항상 더 가지려 하고 더 높이 올라가려 한다. 그러다 결국 서로 다투고 상처를 준다. ‘너’와 ‘나’의 경계를 그으며, 이기기 위해 서로를 밀어내기 바쁘다. 하지만 나는 이 마지막 순간에 눈앞의 자연과 저물어 가는 저녁놀의 아름다움을 담고 싶다. 오늘이라는 하루가 저물고, 나의 생도 끝을 향해 가지만, 이 순간만큼은 충만하다.


만약 내가 할 수 있다면, 보고 싶은 존재를 만나러 가고 싶다. 그게 어렵다면 전화를 걸어 “잘 지내?” 하고 물어보겠다. “문득 네가 생각나서.” 그렇게 이야기하며 웃고, 지금 이 순간을 함께 나누고 싶다. 응원의 한마디도 남기겠다. “지금 힘든 일이 있다면 너무 걱정하지 마. 모든 것은 지나가니까. 괴로움도 언젠가는 너를 더 단단하게 만들 거야.”


하루살이로서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우리의 시간은 유한하다. 그러니 지금 여기에 몰입하며, 다시 오지 않을 순간들을 밝음으로 채워야 하지 않을까?


남 탓하며 흘려보내는 시간은 너무도 아깝다. 그 시간에 사랑할 사람을 사랑하고, 가고 싶은 곳을 가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마음껏 살아보면 좋겠다.


글을 쓰고 보니, 나는 현재에 더 집중하며 살고 싶은 간절함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요즘 나는 더 나은 삶을 살고자 발버둥 치며, 어쩌면 현재의 즐거움을 놓치고 있다. 내가 꿈꾸는 ‘잘 사는 삶’은 늘 미래에만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소중한 것이 많지 않을까? 현재를 충분히 즐기지 못한다면, 그때만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을 잃어버리게 되지 않을까?


부질없는 걱정과 부정적인 생각에 시간을 빼앗기지 말자. 나의 시간을 사랑하고, 그 안에 더 많은 의미와 즐거움을 채워 넣어야겠다. 하루살이로서의 삶은 짧지만, 그 짧음 속에서도 진정한 충만함을 느낄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해 질 녘의 하루살이는 인간들에게 속삭인다.


“당신의 시간은 유한합니다.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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