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주일간, 아빠는 아침 8시까지 출근을 해야 했다. 아침마다의 영상통화에서, 배경이 2층 거실이 아닌 안방이었던 이유였지. 너와 영상통화를 마치면 아빠는 바로 나가서 라이에게 밥을 주고 출근을 해야 했단다. 마음이 조금 분주한 일주일이었다. 이제 아빠는 일상의 규칙이 조금이라도 바뀌면 많이 힘든 나이가 된 것 같다.
바뀌는 일상에 미리 대비하듯, 아빠는 포트에 상토를 담아 씨앗들을 심었다. 상추 호박 오이 고추 등등의 토종씨앗을 받아 지난 화요일에 미리 심었다. 물을 주고, 해가 따뜻한 낮에는 마당에 두고, 서늘한 밤에는 창고에 들이기를 일주일 째다. 그래도, 온도를 온전히 맞출 수는 없어서, 싹이 나오는 때는 조금 늦겠지. 텃밭 모종 심기 계획을 다음 주로 잡고 있는데, 그 시기에 맞추기는 힘들 것 같다. 이제야 싹이 나오는 것들이 있긴 한데, 가장 흔한 적상추이다. 토종이 아닌, 우리가 마트에서 자주 보는 그런 상추 말이다. 어쨌든, 마음이 분주했던 지난 일주일을 보내고, 아빠는 다시 오전 시간에 2층 거실에 올라와 음악을 들으며 코타츠에 앉아 이렇게 너에게 편지를 쓰고 있다. 마음에 안정을 되찾은 기분이다.
드디어 이번 주면 네가 오는구나. 다시 아빠는 가슴속에 작은 기대와 설렘이 생긴다. 너를 보는 것만으로도, 너 자체만으로도 아빠는 마음이 들뜬다. 점점 자라며, 한 팔에 너를 안았을 때의 그 든든함은 이미 오래전 일이 되었다. 이제는 너를 보는 것 만으로 든든함을 느낀다. 차곡차곡 쌓이듯 키가 자라고, 말과 생각이 순간순간 두터워지는 너를 보는 일은 기쁨이고 만족이다. 그리고, 더운 그 먼 곳에서 새벽 일찍 일어나 학교에 오가는 일을 해 내느라 고생했다. 이번에는 잠깐 있다 가는 일정이라 좀 아쉽기는 하다만, 여름이 되면 이제 완전히 집으로 오게 되니 조금만 견디자고 말하고 싶다.
네가 아빠가 끓인 농어 매운탕을 좋아한대서, 어제는 진료를 마치면 바로 낚시를 가려 준비를 했었지.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낚시를 못하고 영화 한 편을 보고 집에 들어왔다. 늦잠으로 너에게 아침에 영상통화를 하지 못한 이유이다. 오늘내일은 퇴근 후 낚시를 해 보려 한다. 너를 위한 농어와, 엄마가 좋아하는 오징어를 낚아볼까 해서이다. 네가 오면, 어떻게든 매운탕을 끓어주려 다짐하고 있다. 좋은 조과가 있기를 기도해 다오.
너의 성적표를 보았다. 먼저 칭찬해주고 싶더구나. 결과에 관계없이, 언어가 틀린 학교에서 열심히 따라가려 애쓴 흔적들이 곳곳에서 보였다. 아빠가 바라던 바였고, 너 스스로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해 주어 고마움을 느꼈다. 지치지 않은 너의 체력과 노력에도 경의를 표한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너를 다그치는 사람은 없다. 네가 힘들다면 언제든 말해야 한다. 엄마 아빠는 네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노력을 바랄 뿐이지, 버겁고 힘든 공부를 억지로 하게 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건, 아빠가 항상 말하는 ‘하지 말아야 할 것’이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은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한 주가 진료일정이 바뀌어 분주했다면, 남은 이번 주는 마음이 들떠 분주할 것 같다. 그런데 즐겁다. 주말이 오면 너와 엄마를 만난다. 학기 마무리 잘하고, 조심해서 오너라. 너의 밝은 미소가 벌써부터 상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