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칼로 물베기를 좀 했다.
아내는 걱정이 많다. 대부분의 아내들이 그렇듯.
나는 태평하다. 대부분의 남편이 그런가?
태풍앞의 전조처럼 고요한 어제 저녁 나는 독감때문에 격리되어 대화조차 나누지 않은 상태에서 아내가 문득 서운한일이 있다고 쏟아낸 일들은 전에 이미 다루고, 정리되었다고 믿은 내용들이고 서운할 거리가 아니지만 아내에게는 아니었다. 정리되지않았고 서운한 일이었다.
평소같으면 그런말에 내가 반발하지는 않을테였지만 아내는 넘지말하야할 어떤 선을 넘는 말을 했고... 그 하나때문에 모든 문제가 발생했다.
우리는 다투었다. 꽤 크게 다투었다. 칼로 물을 베는것 뿐인데 어쩌면 칼로 핏물을 베게되는게 아닌가 싶을정도로. 서로 사랑하는지에 대해 의심을 할 정도로.
첫 다툼이었는데 너무 컸고 너무 쓰렸다. 애초에 싸울만한 일도 아니었다. 아무리봐도 아내가 왜 그런 표현까지 쓸 만큼 깊이 우울하고 상심한지 알 길이 없었다. 아내가 설명한 것에는 결코 그게 담기지 않았다.
서로 사랑하는데 사랑하기바쁜데 왜 이런 일을 벌이는걸까. 정말 알수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