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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변인 Nov 22. 2016

닭쳐라 남미! 시즌2 블랙야크 in 페루 -6-

미스미나이 마을 공동체와 짚라인 체험

옛날 청춘들은 호환, 마마, 전쟁 등이 가장 무서운 재앙이었으나, 현대의 청춘들은 무분별한 불량/불법 어른들을 시청함으로써, 비행 청춘이 되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우수한 어른인 대변인을 바르게 선택, 활용하여 맑고 고운 심성을 가꾸도록 우리 모두의 바른 길잡이가 되어야겠습니다. 한 명의 어른, 사람의 미래를 바꾸어 놓을 수도 있습니다.

[전편에 이어...]


여태까지 페루에서의 여정 중 가장 힘들었던 하루가 이렇게 끝나간다. 이런 평화로움이 여행 내내 계속됐으면 좋겠지만 블랙야크x페루 관광청은 하루 이상 당근을 제공하지 않는다...




군 입대하는 기분이 드는건 기분 탓일거야...

여지없이 아침 일찍 일정이 시작된다. 오전에는 성스러운 계곡에 위치한 미스미나이(Misminay) 마을로 향했다. 차에서 내리니 마을 입구에서 대기하고 있던 환영인파(?)들이 악기를 연주하며 우리 일행들을 반겼다.


왜... 왜들 이러세요... 이러지 마세요...


라고 할 만큼 성대한(?) 환영식이었다.


이러려고 페루 왔나, 자괴감 들고 괴로워


이곳에서 마을 사람들이 농사짓는 법, 옷을 만드는 법을 듣고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마치 잠시 '체험 삶의 현장'에 온듯한 느낌이 든다.


아이엠그라운드 자기소개 하기


우리 일행을 맞이해준 마을 사람들이 한분씩 자기소개를 한다. 스페인어로 소개를 하시는 분들도 있고, 페루의 전통어인 케추아어로 소개를 하시는 분들도 있다. 안내해 주시는 분 말에 의하면 이곳은 도시와 떨어져 독자적인 삶을 오랫동안 유지해 왔기 때문에 스페인어를 모르고 케추아어만 아시는 분들도 상당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런 분들도 물건 팔 때는 전부 스페인어를 하시던데? 말 그대로 산골에 있는 마을인지라 어느 도시에서도 볼 수 없는 풍경이 눈앞으로 펼쳐져 있었다. 그래서 이 마을 사람들 중 안경 낀 사람이 없나??? 하는 생각도 해본다.


지금보니 살쪄서 엉덩이가 바지를 먹고 있다

여행 책자에서 보이는 이국적인 페루의 모습들은 쿠스코, 그중에서도 이런 곳에서 찍는구나... 생각이 든다.

그래도 먼 곳에서 온 손님이라고 마을 사람들이 점심을 마련해 주었다. 


마을에서 제공해 준 점심식사(치즈, 옥수수, 콩, 샐러드, 볶음밥 등)


수프와 치즈부터 시작해서 기대보다 훌륭한 밥과 반찬들이 차려졌다. 안 그래도 배가 고팠는데 수프는 한번 더 얻어먹을 정도로 우리 입맛에도 잘 맞았다. 메인 요리는 마지막에 있는 볶음밥이었는데 우리는 빵과 치즈 등으로 이미 배를 채워버리고 말았다. (실제로도 빵이 더 맛있었다)


이곳에서도 지난번 라마 트레킹에서 들렀던 마을에서 처럼 마을 전통의 옷감과 직물 짜는 법을 체험했다.

산속 마을에서와 달리 이곳은 햇살이 잔뜩 내려쬐는 마을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색감과 패턴이 지난번보다는 훨씬 비비드 하다. 이러나저러나 역시 남는 것은 사진인지라 이곳 미스미나이 마을에서 이번 페루 여행의 인생샷을 건졌다. 이 사진 하나만으로 이곳 방문의 의의는 충분하다!

 

페루 여행 인생샷@미스미나이 마을


체험도 했겠다, 배도 부르겠다. 햇살도 따땃~하니 어딘가 누워서 잠 좀 자면 좋으련만 식순에 의거 마지막으로 마을 사람들과 단체 댄스타임까지 마련되어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웃으며 춤추고 우리 일행들은 해발 3,000미터 이상의 고산 마을에서 헐떡이며 기쁨인지 슬픔인지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발을 굴렀다.


식순에 의거 마지막 단체사진 촬영이 있겠습니다.




미스미나이 마을 체험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짐만 풀고 바로 짚라인 체험을 위해 다시 버스에 올랐다. 낮에 고생했으니 이제는 조금 여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이곳에는 중간 단계가 없었다. 그리고 이곳의 짚라인은 그동안 내가 생각했던 짚라인과는 다른 세계의 짚라인이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생각한 짚라인

남이섬 짚와이어 (출처: 아시아투데이)


남이섬 짚라인처럼 막타워를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 한번 내려오는 것인 줄 알았으나...

이 사람들은 한번 시작하면 끝장을 봐야 하는 사람들 같았다. 짚라인 체험장에 온 순간 다들 이구동성으로 탄식이 터져 나온다.



이 사람들 미쳤어...


 

저...저기요???


하네스를 착용하고 약 50분 정도 암벽(?)을 타고 올라가란다.

역시... 남미는 늘 상상 이상의 것들을 경험하게 해준다.


사진: 손자일


조교 언니가 친절하게 설명을 해준다.


옆에 보이는 와이어에 고리 잘 걸고 오세요. 안 걸고 오다가 떨어지면 책임 안 짐~~


3년 전 남미에 와서 이과수 폭포나 페리토 모레노 빙하를 봤을 때도 느낀 거지만 확실히 남미의 나라들은 유럽에서는 느낄 수 없는 스케일이 있다. 광활하기도 하고 좀 위험해 보이기도 한 그 무언가...

50분 정도 절벽을 타고 올라가 탄핵행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는 느낌으로 총 일곱 번의 짚라인 체험(?)을 해본다.

아마 평생 탈 짚라인을 이날 한 번에 다 탄 듯...


위험하다고 해서 사진을 못 담은게 아쉬울정도...


그 속도와 기세가 너무나 빠르고 거대해 글로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하지만 이 하찮을 글을 읽는 독자들을 위해서 굳이 비유를 들자면...


그래...이 느낌이야!


때로는 하체를 옥죄고 있는 하네스 때문에 똥꼬가 아파오고 쫄깃한 상황이 계속됐다. 한번 타고 내려오면 끝날 줄 알았는데 네발로 기어 올라가 7개의 줄을 타고 내려오니 어느덧 하루가 저물었다. 이래서 사람은 어디서든 줄을 잘 타야 한다. 이게 세상의 진리다.


저녁식사

1. 크림수프

2. 치킨휠레와 으깬 호박&샐러드

3. 케이크



저녁을 먹고 일행 몇몇과 호텔 인근의 (마트라 하기엔 작고) 구멍가게 또는 점빵 정도의 가게에 들렀다.

내일 있을 잉카 트레일을 대비해서 500ml 생수 몇 개와 초콜릿을 계산하려는데 마트 아줌마가 질문을 던진다.


어디서 왔어?


'한국에서 왔지!'


맞은편에 있는 호텔에서 왔다며 짧게 답하고 물과 주전부리를 사서 호텔로 돌아가는데 마트 아줌마가 뒤에서 소리를 지른다.


애들아! 한국에서 온 남자들이다!


슬쩍 뒤를 보니 점빵 아줌마네 애들로 보이는 꼬맹이들이 호텔로 돌아가는 우리를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었다.

이것이 남미 한류의 중심으로 불리는 페루의 힘이란 말인가?


2015년 박근혜 대통령과 페루 K팝 동호회 회원들의 만남! 들리나요? 우주의 기운! (사진: 연합뉴스)


실제로 박근혜 대통령은 2015년 페루를 방문하면서 문화부 장관도 아닌 K팝 동호회 대표 및 회원 15명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쉽게 말하면 대통령이 해외순방을 하면서 동호회 정모에 참석했다는 이야기다. 이런 대통령의 노력 덕분에 우리 일행들도 쿠스코에서 융숭한 대접을 받을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이제 내일이면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마추픽추로 향한다. 미스터리한 잉카의 도시, 박근혜 대통령도 아직 못 가봤다는 그곳! 마. 추. 픽. 추 


대한민국 대통령도 못 간 그곳!!!


하지만 일반적인 한국 관광객이 가는 코스를 따라간다면 블랙야크가 '대한민국 100대 명산'을 완주한 사람들을 뽑아 이곳에 '블랙야크 글로벌 야크 크루'라는 거창한 이름을 달고 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나도 그들이 일반적인 마추픽추 관광 코스를 따라가지 않을 것이란 것은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그리고 슬픈 사실은 이러한 예상이 늘 벗어나질 않는다는 것이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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