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카트레일, 마추픽추, 성공적
옛날 청춘들은 호환, 마마, 전쟁 등이 가장 무서운 재앙이었으나, 현대의 청춘들은 무분별한 불량/불법 어른들을 시청함으로써, 비행 청춘이 되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우수한 어른인 대변인을 바르게 선택, 활용하여 맑고 고운 심성을 가꾸도록 우리 모두의 바른 길잡이가 되어야겠습니다. 한 명의 어른, 사람의 미래를 바꾸어 놓을 수도 있습니다.
[전편에 이어...]
하지만 일반적인 한국 관광객이 가는 코스를 따라간다면 블랙야크가 '대한민국 100대 명산'을 완주한 사람들을 뽑아 이곳에 '블랙야크 글로벌 야크 크루'라는 거창한 이름을 달고 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나도 그들이 일반적인 마추픽추 관광 코스를 따라가지 않을 것이란 것은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그리고 슬픈 사실은 이러한 예상이 늘 벗어나질 않는다는 것이다...
아직 해도 뜨지 않은 이른 아침, 오얀따이땀보(Ollantaytambo) 기차역으로 향한다. 마추픽추를 방문하기 위해서는 오얀따이땀보에서 아구아스 칼리엔테스(Aguas Calientes) 역으로 이동해야 한다.
아구아스 깔리엔테스까지는 잉카 레일이나 페루 레일 같은 열차를 타고 가야 한다. 선택의 여지도 별로 없지만 사악한 가격(편도 약$60 이상) 때문에 남미 여행자들 사이에서는 다른 여행지 대비 큰 지출이 필요한 곳이니 남미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이라면 미리 돈 배분을 해놔야 할 것이다.
일반적인 한국 여행객이라면 열차를 타고 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아구아스 칼리엔테스 역에서 내린다. 계속되는 트레킹과 여정에 우리도 좀 편하게 가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하지만...
잉카 레일 열차 내에서 제공하는 음료와 과자를 먹으며 기차 여행을 즐길 때쯤
블랙야크 글로벌 야크 크루 분들은 다음에 내립니다
열차를 한 40분 탔을까? 6만 원짜리 서울-부산 편도 KTX를 타다가 천안쯤에서 내리는 기분이다.
야속하게 떠나는 기차를 뒤로한 채 우르밤바 강을 건너 마추픽추행 잉카 트레일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잉카 트레일(Camino Inca)은 예전 잉카인들이 다녔던 길들을 따라가는 것이다. 총길이는 약 30,000km 정도라 하고 그중 마추픽추를 가는 코스는 당일 코스부터 4일 또는 그 이상까지 다양한 코스가 있다고 한다. 우리가 가는 코스는 당일치기 코스로 도보로 약 6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코스였다. 일반적인 한국 여행객처럼 마추픽추를 바로 '찍고' 오는 것이 일반적인 패턴은 히말라얀 오리지널(을 추구하되 사옥은 양재동에 있는) 블랙야크와 함께라면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았다.
배낭을 메고 산을 올라보는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짐을 나름 최소화 했기 때문에 가벼운데 무겁다. 말 그대로 가벼운데 무거운 배낭을 메고 잉카 트레일이 시작되었다. 입구를 지나자마자 잉카 시대의 유적지 차차밤바(Chachabamba)가 보인다.
4일 또는 그 이상의 잉카 트레일 코스는 포터와 함께 텐트에서 야영을 하며 오는 코스라는데... 좀 더 어렸다면 시도해 보겠다만, 무수히 많은 여행을 거치면서 깨달은 결론은 잠은 (집에서) 잘 자는 게 보약이다.(라고 얼마 전에 높은 분도 말했던 것 같은 기운이 오는 것은 기분 탓 일거야)
구비구비 산따라 물따라 길을 가다 보니 멀리서 보였던 또 다른 잉카 유적지가 드디어 눈앞에 다가왔다. 이른바 예전 마추픽추라고 불렸다는 위나이 와이나(Winay Wayna)에 도착했다.
어디서 돌을 주어와서 이렇게들 쌓아 놓았는지... 머리 속에는 잉카시대 축조물의 거대함과 정교함에 놀람 반, 빨리 화장실에서 큰일을 치르고 싶은 절박함 반 이 계속 시소처럼 왔다 갔다 했다. 예전부터 배변 활동은 활발했지만 고산지대인 쿠스코에 온 이후 높은 압력 때문인지 일일삼똥이 가능해지는 마법(?)이 펼쳐졌다.
다시 얼마를 걸었을까 대한민국에서 날아온 블랙야크 글로벌 야크 크루는 드디어 마추픽추 본진보다 더 유명한 마추픽추 사진 스폿?! 마추픽추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곳 '태양의 문' 인티 푼쿠(Intipunku)에 도착했다.
2013년 아르헨티나를 떠나면서 언젠가 다시 남미에 와서 볼 기회가 있을 거야...라고 생각했던 마추픽추가 드디어 눈앞에 펼쳐졌다. 불과 3년 만에 그 꿈(?)이 이루어지다니... 이러다 볼리비아 우유니 사막을 비롯한 남미 일주를 언젠가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마추픽추를 바라보고 앉아서 사색에 잠기는 척을 하고 싶었으나 가이드는 우리를 빨리 하산길로 인도하고 있었다. 어차피 내일 하루 400명에게만 허락된다는 마추픽추의 최고봉 와이나픽추와 마추픽추 내부 관광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마추픽추에서 궁상떨 기회는 내일도 있다는 말을 듣고서야 마음 편히 하산한다. 잉카 트레일까지 마쳤으니 이번 여행의 팔부능선은 지난 셈이다.
저녁식사 좌로부터
1. 퀴노아&치킨 수프
2. 기름에 익힌 소고기 안심
3. 애플파이, 아이스크림
매번 닭고기만 먹다가 오랜만에 소고기가 나온 것 같다. 오늘처럼 땀을 흠뻑 흘린 날에는 삼겹살이나 목살에 쌈 싸 먹으면 좋을 텐데...
이제 내일은 드디어 마추픽추에서 제일 높다는 와이나픽추로 향한다. 들어가려면 한두 달 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는, 그래서 한국 사람들은 가본 사람이 극히 드물다는, 하루에 400명 에게만 허락된다는 바로 그곳이다!
낮에 인티푼쿠에서 찍은 마추픽추 사진들에 '좋아요'가 계속 달린다. 나도 기분이 좋아요다. 와이나픽추 사진은 더 많은 '좋아요'가 달릴 것이라 예상하며 호텔을 나와 아구아스 칼리엔테스 구경을 했다. 광장에서는 퍼레이드가 벌어지고 뭔가 축제 분위기다. 주민, 관광객이 섞여서 퍼레이드를 보기 위해 몰려 있었다.
그리고 거기에서 나는 매우 배알이 꼬이는 경험을 하게 된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