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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호 Jun 18. 2023

감정적인 사람, 이성적인 사람

나는 정말 좀 너무하다 싶으리만큼 감정적이다.

나 스스로가 그만좀 하고 싶어

라고 생각할만큼 감정의 폭포수 속에 사는 사람


회사 생활의 8할도 감정적 소모 때문에

괴로웠던 것이다.


상처를 잘 받는 성격을 고치고 싶고

나아지고 싶어서

얼마나 발버둥 쳤는지 모른다.


내 친구 중 한 명은 지극히 이성적이다.

불같이 짜증이나 화를 내는 건 봤어도

감정적으로 괴로워하는 모습은

거의 본적이 없다.


무던하다고 해야할까

무감정하다고 해야할까


그녀를 요동치게 하는 게 없다고 해야할까


나는 요만한 것에도 흔들리고

난파될 것 같은 사람인데


왠만한 핵폭탄이 아니고서야

그녀의 배를 뒤집을 것은 없어 보인다.


감정을 억누르거나

그냥 안 느껴야지

하고 결심하면 편해지면 좋겠다.


그런데 몇 가지 차이점은 분명 있다.

연애에 있어서는 그녀의 감정까지 닿기가

너무 어려운 것 같다.


호감 수준까지는 갈 수 있어도

‘좋아한다’라는 것 까지 올라오기가

너무 힘든 것이다.


혼자서도 충분히 행복해보이고

안정적으로 보이는 그녀지만


난 한 번 쯤은 보고 싶기도 하다.

사춘기 시절 그녀가 누군가를 좋아해서

설레하던 그 표정을

다시 떠오르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이 세상에 어딘가 있을지


어찌됐든 나이가 들어갈수록

감정의 파장이 잔잔해져가고

무뎌져 가는 건 맞지만


난 여전히 감정에게서

자유롭지 못하고

참 정말 많은 감정 속에서 살아간다.

무뎌지는 속도가 참으로 느린 사람인가보다.


이성적이라는 말이

나랑은 안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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