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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다 Sep 11. 2016

나는 왜 내성적인 성격인가

자아에 대한 탐구

이상한점 1.

아주 어릴 때, 그러니까 10살때의 일이었다.

내 스스로가 내성적인인가 외향적인가에 대한 분별을 할 수 없을 나이였다.

나는 왠지모르게 웃긴 상황에서 웃을 수가 없었다.

나는 왠지모르게 아픈 것에 대해 소리를 지를 수 없었다.


평상 시 조용하던 내가 갑자기 웃으면 친구들이

"어? 쟤 웃는다" 라며 신기해 하거나 이상하게 생각할 것 같았다.

너무 웃긴 상황인데 웃음을 꾹꾹 참았다.

그랬더니 나는 웃긴상황에도 웃지않는 더 이상한 아이가 되었다.


평상 시 조용하던 내가 "아야!" 라고 크게 소리지르면,

너무 주목받아 부끄러울 것 같았다.

그래서 학원차에서 내리다 학원차 문이 내 귀를 찧었는데도

아프지 않은 척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고통을 참으며 집으로 돌아갔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건 너무 이상한 일이었다.

아픈데 아프다고 말을 못하다니...


어른이 되어 이 어릴적 상황을 돌이켜보자니 이 상황은 너무나 이상했다.

웃음과 아플때의 비명은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반응이다.

10살 짜리 아이에게 무의식조차 컨트롤 할 정도로 큰 강박관념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 강박관념과 내가 말이 없이 조용한 성격인 것은 무엇인가 큰 상관관계가 있으리라 생각했다.



이상한 점 2.

나는 집안에서는 무척이나 활발한 아이였다. 동생과 함께 놀때면, 내가 웃음을 이끌어 내었다.

이상한 목소리를 내면서 괴물목소리를 따라한다거나 엄청 활발하게 밖에서 뛰어놀기도 했다.

밖에서 노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해서 여자아이인데도 자전거, 퀵보드, 롤러브레이드, 인라인스케이트

심지어 세븐이 무대에서 타고다니던 휠리스까지! 없는 운동기구가 없었다.

나는 집안에서의 모습과 바깥의 모습이 다르다는 사실을 한 참 뒤에 깨달았다.

나와 그리 친하지 않은 친구들에게서 가끔 "쟤 동네에서 마주쳤을때는 학교에서랑 완전 다르던데?" 라는 말을 듣곤 했다. 고등학교 때 한 선생님은 나에게 "어제 **마트에서 너랑 똑 닮은 애를 봤는데, 내가 봐왔던 너랑 너무나 다르게 말도 많고 활발해보이더라. 긴가민가해서 말을 걸지않았는데... 너 어제 **마트간적 없었니?"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 사실을 깨닫고 난 후, 나는 원래는 활발한 아이인데, 어떤 이유때문에 내성적인 모습으로 내 본 모습을 숨기고 사는 것이라 생각했다. 내가 활발한 아이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너무나 들떴다. 활발한 사람으로 살아갈 수 만 있다면 어떠한 것이라도 바치고 싶었다.



나는 내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가 너무나 궁금했다.


어릴적에 뭔가 큰 사건을 당했다거나 그런 기억이 전혀 없었다.

내가 추측 할 수 있는 것 한가지는, 부모님 두분 모두 무뚝뚝한 분들이고

내가 자라면서 애정표현을 거의 해주지 않았다는 것.

하지만 그것이 원인이라고 하기엔 내가 받아야할 상처는 너무 컸다.


내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에 대한 원인을 찾아낸다면 나는 왠지 활발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원인을 고쳐서 활발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자아를 찾기위한 나의 노력


1.

새 학기가 될 때마다 나는 기도했다.

"제발 활발한 성격이 되어 이번에 새로 만난 반 친구들과 많이 친해지게 해주세요"

이 기도는 항상 이뤄지지 않았다. 그래서 타인의 도움을 빌리기로 했다.

청소년 상담센터에 도움을 요청 한 것! 그러나 한 가지 문제가 생겼다.

타인과 이야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두렵고 어려운 존재인데

다른사람과 이야기하며 상담을 하는 일 또한 어려운 일이었다.

상담 내내 입을 꾹 다물고 있는 일이 많아 제대로 된 상담이 어려웠다.

그렇게 나는 내 성격을 고치지 못하고 대학생이 되었다.


2.

대학생이 되어 사단법인 상담센터를 찾았다.

왠지 이들은 나를 도와줄 수 있을 것 같아 찾아갔다.

여러가지 살아왔던 일들을 이야기 하는데 나의 이야기를 대충 듣더니

'우울증 초기단계니까 병원에 가봐라' 라고 말했다.

내가 우울증이라니.. 되려 상처만 되었다..


3.

대학 내에 생활상담센터가 있었다.

이 곳에서는 심리학과 교수나 대학원생들이 무료상담을 해주고 있었다.

내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원인을 찾기 위해 이곳을 방문하였다.

이곳에 일주일에 한번 씩 방문하여 상담사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상담은 꾀나 긴 1~2개월정도의 기간동안 진행되었다.

처음에는 이 상담을 통해서 내가 이렇게 된 것에 대한 원인을 찾을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내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에 대한 해답을 전혀 찾을 수 없었다.

한 가지 얻은 것은 선생님과 이야기 나누면서, 나의 마음을 털어놓으면서

상처가 조금 치유가 되었다는 것.




결론적으로 나는 아직까지도 내가 왜 지나치게 조용한 성격이 되었는지,

왜 상처많은 아이로 자랄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해답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나는 원래 활발한 사람이 아닌, 뼛속깊이 내성적인 사람이란 것이다.

친한사람들 앞에서는 활발한 모습을 보이지만, 처음만난 사람들 앞에서는 아무말도 못하는 것.

그것이 나의 원래 모습이다.

이런저런 상담과 활발해지려는 노력에 끝에 대한 결과는 여전히 나는 내성적인 사람이란 것.

나는 더이상 활발해 지려는 것을 포기했다. 그리고 내 자신을 그대로를 사랑하기 시작했다.


Ps. 이 글을 쓰고 나서 한참뒤에 알았다.. 내가 어릴적 겪었던것은 사회불안의 일종인 선택적 함묵증(함구증)이란것인데 언어기능에 문제가 없음에도 특정 상황이되면 말을 전혀하지못하는 것이다. 그 특정상황이 나에게는 낯선이들과 함께있는 공간이었다. 이것은 심리상담과 함께 치료가 이뤄져야하는데 나의경우엔 치료받지못한채 성인이 된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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