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게 사는 건가, 쓸데없는 물음
어젯밤엔 잠을 쉬이 이룰 수 없었다.
예전의 날 선 내가 싫어
느긋해지자는 핑계로
이토록 나태해진 나에게 화가 났다.
심지어 나에게 몹쓸 짓을 한 사람에게도
유해진 내가 참으로 바보 같았다.
속으로 울화가 치밀에 올랐다가
누군가를 향한 화인가 가만히 들여다보니
나 스스로에게 내가 내는 화, 이더라.
결국 모든 것을 내 탓으로 돌리는
나쁜 버릇이
스스로를 힘들게 만든다는
누군가의 조언도 싸그리 잊고
천장을 보고 드러누워
크지도 않은 눈을 소처럼 꿈뻑이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
..... 그러다 가까스로 든
살풋 잠을 빗소리에 깨고
내 배위에 살포시 올려진 작은 곰인형이
따스해서 웃음이 났다.
끓어오르는 분 따위 잠 속에 녹여놓고
격렬한 고민 따위 답 없이 뇌까려 놓고
나이 마흔 줄에 다된 여자가
곰인형이나 끌어안고 자고 있다니...
... 이런 게 사는 건가.
의미 없는 메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