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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진 Aug 30. 2016

의미 없는 메모

이런 게 사는 건가, 쓸데없는 물음

어젯밤엔 잠을 쉬이 이룰 수 없었다. 
예전의 날 선 내가 싫어 

느긋해지자는 핑계로
이토록 나태해진 나에게 화가 났다.  


심지어 나에게 몹쓸 짓을 한 사람에게도 
유해진 내가 참으로 바보 같았다.


속으로 울화가 치밀에 올랐다가
누군가를 향한 화인가 가만히 들여다보니
나 스스로에게 내가 내는 화, 이더라.


결국 모든 것을 내 탓으로 돌리는 

나쁜 버릇이 
스스로를 힘들게 만든다는 

누군가의 조언도 싸그리 잊고
천장을 보고 드러누워 

크지도 않은 눈을 소처럼 꿈뻑이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


..... 그러다 가까스로 든 

살풋 잠을 빗소리에 깨고
내 배위에 살포시 올려진 작은 곰인형이 

따스해서 웃음이 났다.


끓어오르는 분 따위 잠 속에 녹여놓고
격렬한 고민 따위 답 없이 뇌까려 놓고 
나이 마흔 줄에 다된 여자가 

곰인형이나 끌어안고 자고 있다니...


... 이런 게 사는 건가.
의미 없는 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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