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울 때마다 꺼내볼 수 있다면
내가 아는 누군가
그런 말을 했다.
가끔씩 그립고 그리운 순간을
꺼내어 들여다볼 수 있게
지나간 시간 속 어느 순간을
박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그 말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에 콕 콕 와서 박혔던 건
나 또한 그립고 그리운 순간들이
지나간 과거 속에
묻혀 있기 때문이겠지.
그러나
그 시간을 곱씹어
순간을 꺼내 보는 일이 가능하다고 해도
그리움이 해소될까?
아름다운 순간 속 어딘가
그때는 미처 보지 못했던
무엇을 확인하고
더 상처받게 되지는 않을까?
나이가 들며 드는 생각은
모든 것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고
되어지고, 혹은 되어지지 않고
흘러가고, 잊혀지고
대면대면 무덤덤해지는
순간이 있기 마련이라고
순간은 기억 속에서
그저 흐릿해지고, 멀어지고
때론 깡그리 잊혀지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된 것도
요즈음
무엇을 거스르는 일
지나간 것을 돌이키려 하는 일
억지로 무언가를 만들어내려는 일
모두
부질없고, 괜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지나간 시간 속
어느 순간을 박제할 수 있다면
두고두고 꺼내 보고 싶은
반짝반짝 빛나는 순간이 있다는 건
분명 행복한 일이겠지.
다행이다.
참,
나에게도 그런 순간이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