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카위 너의 이름은?

2. 랑카위라는 이름은 어디서 왔을까?

랑카위라는 섬의 이름에 대해 가장 많이 알려진 유래는 독수리를 뜻하는 헬랑과 붉은색의 돌을 뜻하는 카위라는 단어의 합성이라는 설이다. 독수리가 많은 붉은 바위섬이라는 뜻이 된다. 왜 이 설이 가장 많이 알려지게 되었는지, 마치 정설처럼 이야기되는지 모르겠다. 20여 년 전 마하티르 수상의 지시로 세워진 독수리 광장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은 어떤 설을 정설로 믿기 위한 증거가 필요하고, 연결고리가 되는 실물에 약하니까 말이다. 

그럼 다른 이야기가 있냐고? 있다. 많다. 오히려 더 설득력 있다. 

말레이시아 북부 역사에 등장하는 왕국 랑카수카(Langkasuka)에서 유래했다고 믿는 설이다. 말레이시아 북부 지역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왕조로, 2세기에서 15세기까지 말레이 반도의 서쪽 해협의 해상로를 장악하며 막강한 위상을 떨쳤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왕국의 일부였던 케다 주에 랑카위가 속해 있다.

또 하나는 인도 초기 문학에서 등장하는 아름다움을 의미하는 산스크리트어 “랑카”라는 말과 다수, 많다를 뜻하는 “위”의 합성어라는 주장도 있다. 결국 랑카위는 많은 수의 아름다운 섬으로 이루어진 군도를 뜻하는 산스크리트어의 조합이라는 설이다.

이 세 가지 주장 중에서 진짜는 무엇일까? 가장 많은 사람들이 믿고 나름 증거가 확실한 –실제로 랑카위에는 독수리가 많이 서식한다.- 독수리의 섬 랑카위일까? 랑카수카 왕국의 흔적일까? 그도 아니면 군도 랑카위를 그대로 묘사한 산스크리트어가 그 시작일까? 누가 알겠는가마는 마치 독수리의 섬이 정설인양 달랑 고거 하나만 소개하는 여행서들, 한 사람이 쓴 내용을 보고 고민 없이 주루루룩 따라 써 내려가는 일에 배알이 꼴려서 굳이 찾아봤다. 

이름에 얽힌 이야기들 만큼이나 랑카위에는 재미있는 전설들이 많다. 물론 그런 전설들을 소개하는 어떤 책도 본 적이 없고, 어떤 한국어 문서도 본 적이 없다. 이 브런치에서 언젠가 기괴한 전설들을 모아~ 한 번에 써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