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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팔이오 Jul 21. 2021

16일째, 어느 날 전 세계의 정치인들이 사라졌다.

시티 픽션을 읽으며

누가 말해줘서 알았지만, 오늘은 중복이라고 한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덕분에 닭죽을 먹었다. 왜인지 유독 덥다고 느꼈는데, 중복이라 그랬나보다. 더운 날씨 속에서 열병이나 냉방병에 걸리지 않도록 다들 조심하면 좋겠다.


오늘의 소설은 <무한의 섬>이라는 소설이다. 장르는 판타지? SF?

장르가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비현실적인 내용에 지구를 구한다는 내용이 중간중간 있어서 내가 느끼기엔 그랬다.


출처 - 한겨레출판 페이스북 (https://bit.ly/3xRfmeW)


어느 날 전 세계의 정치인이 모두 사라져버렸다. 주인공의 이름은 김디아나. 국회의원인 아버지를 두고 있었던 디아나의 일상에도 균열이 생겼다. 디아나의 아버지도 사라지고 만 것이다. 모든 게 자신의 탓인 거 같은 디아나의 속사정은 따로 있었다. 아버지와 국적이 다른 친오빠, 그리고 정당 사람들과 같이 밤섬에서 봉사활동을 간 뒤로 디아나는 종종 밤섬에 찾아가 밤을 새우기도 하고 한숨 자고 오기도 한다. 여느 날처럼 밤섬을 돌아다니던 중 디아나는 '그것'과 마주하게 된다. 마주한 뒤로 이상하게 다르게 보이는 세상. 친구였던 '참치'를 데리고 다시 한번 '그것'과 마주한 뒤로 참치의 상태도 디아나와 똑같은 변화가 생긴다. 그 뒤로 모든 정치인이 사라지고, 건물주, 국제기관이 사라지고 예수가 부활하는 등... 기묘한 상황이 '그것'과 관련이 있을 거로 생각한 디아나는 참치와 함께 밤섬 앞을 가로막고 있는 공무원들과 접촉해 밤섬으로 향한다. 과학자들과 프로그래머는 '그것'이 전 우주 차원의 양자 컴퓨터라는 가설을 세우고 디아나와 참치를 중심으로 밤섬으로 '그것'을 해킹하려 했으나 모두 사라지고 디아나만 남게 된다. 컴퓨터에 뜨는 'Yes or No' 디아나는, Yes를 선택한다.


디아나는 가족들을 사랑하지는 않았다. 소설 중간에 사랑의 의미 같은 것을 서술하는데, 아무렴 디아나의 결론은 아버지와 친오빠에 대해 쥐뿔도 관심이 없고, 사랑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사랑이 관심이라면 디아나와 더불어 나도 남들을 사랑하지 않는다. 남들에게 관심 있는 척은 잘하지만, 사실 무엇을 하던 간에 썩 관심 없는 게 내 성격이기도 하니까... 물론 사랑이 관심이라는 가정이라면 그렇다는 소리이다. 그런데도 디아나는 사랑이 용서와 관심이라는 말을 하며 Yes를 선택하지 않았나. 디아나는 혼자 남은 세상에서 모두를 용서하기로 하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 생각했다. 나는 필요한 순간에 용서와 관심을 가질 수 있을까. 그야말로 사랑이 있어야 가능한 게 아닐까. 사랑은 뭔지, 죽음은 뭔지, 위트있고 귀엽게 다루는 소설 속에서도 우리는 언제나 배울 것이 있다.



맨날 시간에 쫓겨 서둘러 글을 적으니 질적인 이슈가 생기는 것 같다. 독서를 오래 하자니, 글을 쓸 시간이 없고, 글을 쓰려니 독서를 할 시간이 없다. 기회가 생긴다면 한 번 진득하게 책을 읽어보고 글을 어떻게 쓸 것인지 고민도 해보고 싶다.




나는 생각했다. 사랑은 용서와 관심이라고, 다른 사람을 알기 위해 노력하고 허물을 감싸주고 이해해주는 거라고, 그것만이 우리에게 허락된 유일한 것이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거라고.
- 26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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