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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준 May 22. 2021

잠시

멈춰버린

모두 다 멈춰버렸습니다


아니, 나만 멈춘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또 시작되어버린 병명을 알 수 없는 생각들에 휩싸여 버리는 병.


시작된 것들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오늘도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하루가 흘러가네요


사람들은 그런 나에게 삿대질을 하고 욕을 하는 흔한 행동조차 하질 않고선

아무런 관심조차 가지지 않는 이런 사회는 너무나 익숙지 않은걸요,

난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니기에 띄어쓰기조차

맘 편히 할 수 없는 나 자신이 초라하고 작아 보이기까지 했었습니다.


헤어 나오지 못한 좋은 기억들을 붙잡고 사는 수많은 사람들 중 한 명입니다

상처 받지 못하고 회복하는 시간이 남들보다 꽤 오래 걸리는 편이지만

겉으로는 다음날 자고 일어나면 회복한 척 웃곤 하죠.

사실 속은 끓어가고 있는데,

내 마음의 온도는 이미 오래전 태양을 뛰어넘어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저 검디검은 별이 되어버린 것 같은데



전 이방인입니다.


전 이 방에서 나갈 수 없는 사람.


아쉬운 마음들이 모여 서로를 위로하네요

쓴웃음 보다 무서운 행복해 보이는 웃음들이 저를 사라지게 했어요.


우리는 모르죠


왜 그 긴 밤들에 잠은 오지 않고 슬픈 음악을 듣게끔 했는지

왜 나는 손가락 한마디가 자꾸 움직이며 글을 쓰고 싶어 했는지를요

쓸 말은 없는 데 그렇게 아무 말이나 쓰다가 다시 지우고 잠들었는지


그래서 잠시


아주 잠시 쉬다 왔습니다.

멈춰버렸었습니다 방전되어버린 배터리처럼

하지만 지금은 다행히도 다시 제 역할을 하고 있네요.


잠시 시간이 잠이 들었었나 봐요


아니 모두의 시간 말고, 저의 시간이 너무 피곤했었나 봐요

그래서 이해해 주기로 했습니다.

모두 다 보듬어주려고요 그렇게 생각하기로 정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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