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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에 지는 별 Mar 16. 2021

마지막 순간이 오면

이별을 고할 때

마지막 말...

헤어지려 하는 사이에서  마지막 말은 사랑이나, 아쉬움, 고마움의 말이 아니라면 꿀꺽 삼켜야 한다.

더군다나 어금니 꽉 깨물며 상대를 향한 악다구니의 말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하지 않으려 최선을 다해 참아내야 한다. 입술에 피멍이 드는 한이 있더라도.

그 저주의 말은 결국 서로의 소중했던 시간을 부정하게 만들고 상대에게는 아주 오랜 시간 또는 평생의 장애를 안고 살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이라는 순간에 가장 잘하는 말이 있다.

"너 걱정돼서 충고 한마디 해 줄게."

과연 그것이 헤어지는 사람 잘 되길 비는 순수한 마음에서 시작된 말일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그 순간의 분노와 자신의 감정의 파도를 조금만 잠재울 수 있다면 오랜 시간 서로에게 고마웠던 시간들을 후회하지 않게 할 수 있고 운이 좋다면 재회의 감사한 순간의 여지를 남겨둘 수도 있다.

오랜 시간 서로의 부족한 모습까지 안아주고, 참아 주며 서로를 받아주었던 인내의 시간.


그로 인해 서로를 존재하게 하고  버티게 해 주었던 소중한 인연의 고리를 아무것도 아니게 만들어 버리는 잔인함은 상대를 그 마지막 충고로 변할 수 있게 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결국은 스스로를 평생 찔러댈 작은 못을 지니는 일이다.

내 입에서 시작되든, 상대의 입에서 시작되었든 그 '마지막'이라는 말로 인연의 시간이 끝이 오게 되었을 때 축복의 말을 할  수 없다면 최선을 다해 저주의 말과 감정을 쏟아붓는 것을 멈춰야 한다.
그 누구보다 잔인하기 그지없는 자신이라는 충고자를 피해 달아났사람에게 당신마저  난도질해서야 되겠는가.



완벽할 수 없는, 결점 투성이 인간인 서로를 보듬어 주었던 오랜 인내의 시간을 한순간의 재로 만들지는 말아야 한다. 당신이 쏟아내고 싶은 그 많은 말들이 상대편에게는 없을까?

서로에게 관여하며 참견할 수 있었던 특권의 시간에 막이 내리고 있다면 최대한 축복의 순간이길...


미안했고,
또 많이 고마웠다.

그 누구도 안아줄 수 없는 깊고 짙은 그늘에서 견뎌낼 수 있게 해 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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