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을 읽던 책을 읽던 글에서 글쓴이의 감정과 지적수준이 어느정도 반영이 된다.
남의 글을 읽고 내가 답변을 쓰고 내 글을 쓰는 일이 지루해서 멀리 도망쳐나왔는데 결국 다시 제자리에 있다.
하루에 많은 시간을 읽고 남의 감정을 분석하는데에 쓴다.
그리고 많은 것들을 다 머릿 속에 담아두기가 벅차서 내 이야기로 다시 차분히 적어본다.
떠날수 없고 버릴 수 없는게 글 쓰는 나고
변호사인 나 같다.
변호사를 하기 전 변호사인 친인척에게 호되게 당한 적이 있다.
왜 변호사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해서 그랬다.
그냥 읽고 쓰는 걸 좋아해서 한다고 했는데 그럴바엔 English literature 같은 것이나 하지 왜 굳이 변호사를 하냐고 호되게 꾸지람을 들었다.
시간이 지나 그때 왜 그랬냐고 물어봤더니
정말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이기 때문에 나는 안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었다.
그리고 엄청난 포부가 또 굉장한 동기부여가 없으면 지속할 수 없는 직업이라고.
내가 3년차 쪼랩 변호사가 되고 나니 드는 생각이 정말 동기부여 없이는 유지할 수 없는 직업이다.
물론 세상 사람들의 부러움 등이 그 동기가 될 수 있지만 그런 세상적인 것 그리고 금전적인 것은
절대 직업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6-figure job 즉 억대 연봉이라는 부러울 것 없이 많이 버는 직업이지만
솔직히 그것만 보면 유투버 하는게 더 난 세상이니까 말이다.
읽고 쓰는게 좋다. 그래서 변호사가 잘 맞는 것 같다.
뭔지는 몰라도 남의 글을 읽고 주장들을 살피다 보면 정말 내 심장이 벌렁 벌렁 거리면서
열정이 불타오른다.
다시 내 친인척이 똑같은 질문을 오늘 한다면
똑같이 대답할거다
나는 읽고 쓰는게 좋아서 변호사를 하고 싶다.
그게 내 심장을 뛰게 만들고 남의 서면, 판결문을 읽고, 또 내가 쓴 서면, 내가 한 주장이 이길때 가장 짜릿하니까.
설레는 마음으로 오랜만에 zoom으로 하는 재판을 준비하면서 상대의 글을 읽고 나의 입장을 정리하면서
다시 한번 느낀다.
참, 변호사 하길 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