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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상현 May 30. 2024

노후 준비를 위한 투자가 즐거운 이유

안전한 투자법


<강신주의 장자수업>이라는 책에서 ‘합목적성’이라는 개념이 나온다. 말 그대로 목적에 맞춰 합리적인 방향을 결정하는 성질을 의미한다. 우린 일상에서 “건강을 위하여”, “내 집 마련을 위하여”, “노후를 위하여”, “행복을 위하여”이라는 말을 자주 표현한다. 


그런데 목적에 대한 생각이 강하면 현재는 빨리 지나가야 할 수단이 되어 버린다. '지금 이 순간'이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어떤 상태'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다. 미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현재의 모든 것을 수단으로 통제하기 시작한다. 결국, 합목적적 행동은 항상 행복을 뒤로 미루는 경향으로 나타난다.


나는 세 가지 투자 철학을 자주 강조했다. 첫째, 세계 1등 주식을 산다. 둘째, 매월 적립식으로 투자한다. 셋째, 10년 이상 장기투자를 계획한다. 95%가 성공하지 못한다는 주식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전략을 아무리 설명해도 말을 듣지 않는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5%만 생존하는 척박한 주식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첫째, 과정에 집중해야 한다. 

과거엔 노후자산이라는 개념이 유행했다. 한 달 생활비가 500만 원 정도 예상된다면, 1년에 6천만 원이 필요하고, 10년이면 6억 원이 필요하다. 은퇴 후 최소한 20년 이상 노후 생활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적어도 10억~20억 원의 자산을 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큰 자산에 집중하면 오늘 하루 저축한 1만 원에 대한 의미가 무색해진다. 언제 저 높은 정상에 오를 것인가 고민하기 때문이다. 어느 등반가의 말처럼, 지금 한 발 내딛는 것에 집중하다 보면 결국 정상에 다다르는 것이 아니겠는가. 20억 원이라는 에베레스트산을 눈앞에 두고 한 걸음이라는 과정에 집중하는 것이 비결이다.


투자의 달인이라도 한순간 10억 원이라는 자산을 만들기는 어렵다.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이라면 '주식 수량'에 집중하는 것이 산악인이 내딛는 발걸음과 같다. 주식 한 주르 사며 한 걸음 걷고, 또 한 주를 사며 다시 한 걸음 걷는 과정의 연속이 투자의 성공 전략인 것이다.


둘째, 즐거운 투자보다 즐거운 삶이 먼저다. 

우리가 투자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풍요로운 노후를 위해서이다. 은퇴를 앞둔 사람이라도 노후는 10년 이상 미래의 모습이다. 주식투자로 성공하더라도, 그 돈을 사용하려면 적어도 10년 후라는 의미다. 정해진 날, 정해진 금액으로 주식을 매수한 후 일터와 가정으로 돌아가야 한다.


소중한 월급을 주는 일터에서 동료들과 즐겁게 일을 마치고, 사랑하는 가족이 있는 가정으로 돌아온다. 오늘 하루 서로의 삶을 이야기 나누며, 따뜻한 밥 한 끼를 함께한다. 투자는 중요한 요소이지만 그보다 먼저 챙겨야 하는 것은 우리의 일상, 즉 삶이다. 즐거운 삶 속에서 투자를 즐기면 결국 삶도 투자도 성공하는 셈이다.


수많은 깨달은 이와 철학자는 늘 강조한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 호라티우스의 “현재를 잡아라, 가급적 내일이란 말은 최소한만 믿어라”(Carpe diem, quam minimum credula postero)의 한 구절이다. 우리에겐 “현재를 잡아라(Seize the day)”라는 의미로 알려져 있다.


투자 자체를 즐거운 과정이라 말하는 이는 드물다. 특히 주식투자는 평탄하게 주가가 오르기만 하지 않고, 마치 전쟁터처럼 주가의 변동이 큰 시장이다.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살아남는 비결은 ‘주가’를 보지 않고 ‘수량’을 바라보는 것이다. 산 정상이라는 노후 ‘목표’를 바라보며, 수량이라는 ‘과정’과 오늘이라는 ‘삶’을 즐겨보자. 어느덧 우린 정상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편안하게 아래를 내려다 볼 것이다.


출처: 한국강사신문 '안상현의 주식투자 마인드'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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