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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보현 Aug 14. 2023

나를 지키기 위해 어떤 방어기제를 사용해야 할까?

불원천 불우인 (논어)

   상처 입기 쉬운 우리에게는 자신을 보호하는 수단이 필요한다. 어떤 방법으로 우리를 보호해선 안 될까? 또 어떤 방법으로 우리를 지킬 수 있을까?


   불원천 불우인(不怨天 不尤人)

   하늘을 원망하지 말고 남을 탓하지 말라. - 논어


   사람은 힘겨운 시련이 닥치면 하늘을 원망하거나 남을 탓하곤 한다. 그렇게 하지 않는 건 참 어렵다. 불확실하게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주유는 죽음을 앞두고서 "하늘은 왜 주유를 낳으시고서 또 제갈량을 낳으셨습니까?"하고 한탄했다. 주유는 죽음 앞에서 하늘을 원망하고 남을 탓한 것이다. 내가 괴로움 앞에서 "하늘도 무심하지"하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 없겠지?


   하늘을 원망하거나 남을 탓하는 건 심리학적으로 보았을 때 일종의 ‘방어기제(보호기제)’로 해석된다. 방어기제란, 어려움 앞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취하는 행동 패턴이다. 성숙하지 못한 방어기제 중 특히 ‘투사’는 타인에게 문제의 책임을 전가시키는 일을 의미한다. 신을 원망하거나 남을 탓하는 건 상처 입기 쉬운 우리가 쉽게 선택할 수 있는 투사 방어기제가 아닐는지?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아이들의 투사 행위를 종종 경험하게 된다. 학교 시험을 못 친 아이들은 집에 가서 엄마에게 혼나지 않기 위해 학원 선생님 때문에 시험 못 쳤다는 핑계를 대곤 한다. 연약한 아이들이 택하는 방어기제를 심정적으로 다분히 이해할 수 있다. 나 또한 어디선가 남을 탓하지 않는가?


   투사가 아니라 더 성숙한 방어기제를 사용하도록 하자. 욥은 자연재해를 겪고 재산을 다 잃고 자녀를 모두 잃었을 때에도 하느님을 탓하지 않았다. 그는 ‘불원천 불우인’한 것이다. 성숙한 방어기제 중에는 ‘승화’가 있다. 살다 보면 억울하고 괴로운 경험이라는 화살이 나를 향해 날아온다. 그것을 남에게 비수로 돌리어 투사하지 말자. 그것을 빛으로 올리어 승화시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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