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기: 몰입을 위한 글쓰기
연휴라 그런지 맛집도, 카페도 사람들이 많았다. 사진 보고 미리 점찍어둔 곳은 주차장도 꽉 차서 들어가질 못했다.
결국 가까운 키즈카페로 들어갔다. 아이가 노는 동안 자꾸만 핸드폰을 들여다봤다. SNS에서는 신통하게 나의 관심사에 가까운 광고를 흘려보냈다. 팩폭에 가까운 동기부여 문구도 보여주었다.
이것저것 살펴보다가 나 혼자만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건 아닌가 조급해졌다. 세상은 빠르게 흘러가고 나는 경쟁에서 뒤처지도록 딴짓만 하는 건 아닌지.
불안과 아쉬움이 불쑥 올라와서 그냥 핸드폰을 덮었다.
work smart, not hard라는 말도 있는데, 일을 하는 건 아이와 좋은 시간을 보내기 위함인데 정작 그렇게 되지 않았다. 아이와 물고기 5마리 잡으면 사탕 1개 상품이라는 낚시 게임을 하면서 놀았다.
신기하게도 낚시 게임을 하면서 오히려 마음이 차분해졌다. 자석이 달린 낚싯대로 자석 물고기를 낚아 올리는 게임인데, 심호흡하고 정확히 조준해야 했다. 네 마리쯤 잡았을 때는 아이보다 내가 더 기뻐하고 있었다. 다섯 마리째 성공하니 유튜브 쇼츠보다 더 짜릿했다.
불안, 초조, 욕심이 많은 성격은 명상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사실 한 번도 성공한 적 없다. 명상하는 시간조차 온갖 걱정이 스멀스멀 올라와 나를 괴롭혔다.
디지털 디톡스(digital detox):
디지털 기기 사용을 잠시 중단하고 휴식이나 다른 활동 등을 통해 피로한 심신을 회복하는 것
- 매일경제 (http://dic.mk.co.kr/cp/pop/today.php?dic_key=22730)
명상까지는 안 돼도 몰입할 수 있는 것들을 해보기로 했다. 글쓰기는 그런 의미에서 좋은 친구다.
오랫동안 브런치에 글을 올리면서 조금씩 성장하는 걸 느꼈다. 남과 비교하지 않고 나만의 템포로 천천히 걷게 되었다. 어제보다 조금 달라진 점은 무엇인지 일상을 돌아보게 되었다. 평소 고민하던 부분도 조금씩 꺼내며 머리를 정리할 수 있었다.
몰입을 위해 새로운 글쓰기 모임에 가입했다. 이제 핸드폰 대신에 글쓰기에 시간을 더 내주기로 했다. 마케터니까 트렌드는 알아야겠지만, 가끔은 SNS에서 멀어질 때 더 자유로움을 느낄 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