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과 열량에 대하여
우리는 종종 뜨겁다는 말 대신에, '열'이 많다고 표현하거나 '열'이 높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있다. 사실 이는 관용적인 표현이라 잘못을 찾기 어렵지만 사실 이는 '열'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되는 오류 중 하나이다.
다행히 앞에서 온도와 내부 에너지에 대한 내용에 정리를 하였기 때문에, 열과 열량에 대한 여러분들의 오해를 푸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끓는 물속 개구리(Boiling Frog)'라는 말이 있다.
냄비 속에 물을 담은 다음 개구리를 넣고 이를 빠르게 끓이면 개구리는 놀라서 펄쩍 뛰어오르지만, 냄비를 서서히 끓이면 개구리는 물이 끓는 것도 모르고 있다가 개구리탕이 된다. 주변의 상황 변화에 더딘 사람에 대한 비판적인 어조의 비유이긴 하지만, 사실 이 속에는 중요한 과학적인 원리가 숨어있다.
앞에서도 설명하였듯이, 온도를 감지하는 감각기관은 바로 피부이다. 우리는 피부보다 높은 온도의 물체와 접하면 뜨거움을 느끼고, 낮은 온도의 물체와 접하면 차가움을 느끼며, 이는 사람뿐만이 아니라 개구리도 마찬가지이다. 차이점이 있다면, 인간은 36.5℃의 체온을 거의 항상 유지하는 '항온'동물이지만, 개구리는 체온이 주변에 따라 바뀌는 '변온'동물이라는 것이다.
아래의 예시를 보자.
①개구리의 체온은 39℃이다. 물의 온도가 40℃라면, 개구리는 따뜻함을 느낄 것이다.
②개구리의 체온은 41℃이다. 물의 온도가 40℃라면, 개구리는 차가움을 느낄 것이다.
③개구리의 체온은 20℃이다. 물의 온도가 40℃라면, 개구리는 뜨거움을 느낄 것이다.
개구리가 만약 말을 할 줄 안다면, 아래와 같이 말할지도 모르겠다.
①번 개구리 : "물이 따듯하네, 열이 조금 많은가 보다."
②번 개구리 : "물이 차갑네, 열이 조금 적은가 보다."
③번 개구리 : "물이 뜨겁네, 열이 많은가 보다."
사실 우리는 물의 온도는 40℃로 일정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즉, 개구리들이 말한 '열'에 대한 표현은 틀렸으며, 온도를 '열'에 비유하는 것은 잘못된 표현이다. 즉, 개구리가 느끼는 뜨거움은 단지 물의 온도가 그들의 체온보다 높기 때문이며, 만약 개구리의 체온이 89℃라면 물의 온도가 90℃가 되어도 별다른 이상을 못 느끼다가 죽고 말 것이다.
그렇다면 '열'은 무엇일까?
사실, '열'이란 두 물체 사이에서 온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에너지의 일종으로, 반드시 물체 사이에 온도 차이가 있는 경우에만 존재한다. 즉, '열'은 저장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항상 움직이는 무언가를 뜻한다. 우리가 뜨거운 물에 들어갈 땐, 물속에 열이 많기 때문에 뜨거운 게 아니라, 피부의 온도보다 물의 온도가 높기 때문에 물에서 피부로 열이 전달되며, 그로 인해 뜨거움을 느끼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열'을 계량하기 위해 물에 열을 전달하여 그 온도 변화를 관찰하였으며, 물 1[g]을 1[℃]올리기 위해 필요한 열의 양을 1[cal]라고 정의하였다. 이때 말하는 열의 양을 다른 말로 '열량'이라고 한다.
여러가지 물질 1[g] 마다 온도를 1[℃]변화시키기 위해 가해야 하는 열량은 다를 것이다. 예를들어 철과 같은 물질은 도자기와 같은 물질에 비해 조금만 열을 전달해도 금방 온도가 올라가곤 한다. 이러한 재료의 특성을 '비열'이라 하며, 물 1[g]의 경우는 위에서 정의했던것과 마찬가지로 1[℃] 온도변화를 위해 가해야 하는 열량이 1[cal]이므로, 비열은 1 [cal/g·℃]이다.
다른 물질들의 비열과 함께 비교해보면 아래와 같다.
① 물의 비열 : 1 [cal/g·℃]
② 철의 비열 : 0.11 [cal/g·℃]
③ 유리의 비열 : 0.2 [cal/g·℃]
이는 아래의 의미와 같다.
①물 1[g]을 1[℃] 올리기 위해 필요한 열량은 1[cal]
②철 1[g]을 1[℃] 올리기 위해 필요한 열량은 0.11[cal]
③유리 1[g]을 1[℃] 올리기 위해 필요한 열량은 0.2[cal]
즉, 철 > 유리 > 물 순서로 온도변화가 쉽게 일어난다.
온도를 높일때는 해당되는 열량을 주면 되며, 온도를 낮출때는 해당되는 열량을 뺏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