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돈 벌러 온 곳이라는 말.
어찌 보면 당연한 이 말이 사장에게는 비수가 꽂히는 말이 되기도 한다.
주는 만큼 일한다는 말, 당연한 말이다.
직원과 사장의 밀당이 이럴 때 필요하다.
주는 것보다 더 시키고 싶은 사장과 받는 것보다 덜 일하고 싶은 직원의 수요/공급 곡선이 팽팽하게 대립되는 지점에서 우리는 일을 하고 있다.
지극히 사장의 입장에서 얘기하자면 개개인을 신경 쓰지 못할 만큼 큰 회사라면 또 모를까 직원의 능력이 회사의 능력인 작은 회사에서는 돈 벌러 온 직원이 최대한 능력을 발휘해 주길 바라야 한다. 그 직원이 자신의 몫을 온전히 해 낼 수 있기를 기도해야 한다는 말이 더 정확할 것이다. 아무리 HR에 뛰어난 기업이라 해도 서류 몇 장과 면접으로 그 사람의 업무 능력을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에 동의할 것이다. 결국 확률을 높이는 싸움이고 확률을 높이기 위한 기준을 나름대로 가지고 있는 것뿐이다.
내 표정이 썩어 문드러졌을 때가 두 번 정도 있는데 그중 한 번은 사무소를 열고 3-4년이 되어도 여전히 일이 없는 내 상황이 비참해서였고, 또 한 번은 그로부터 몇 년 후 사장이자 부장이자 대리의 역할을 해야 하는 구멍가게 사장의 처지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비루하게 느껴졌을 때였다. 일은 많아졌고 직원도 생겼으나 돈벌이는 오히려 혼자 할 때보다 시원찮은 애매한 시기였다.
그렇게 평정심을 찾던 중 겪은 전 직원의 작은 실수는 어찌어찌 수습이 되었으나 아찔하기까지 하다. 직원의 실수는 오롯이 사장의 몫이다. 구상권? 최종 검토자이자 결정권이 나한테 있는데 그게 얼마나 될까. 그 사람은 본인의 일이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는지 알고 있을까. 모든 것은 검토하지 못한 나의 잘못이지만 나도 변명하고 싶다.
'내가 한 거 아니에요.'
그래서 직원이 돈만 벌면 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절대 고용하고 싶지 않다.
고용할 능력도 안되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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