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니 태민이 던진 잊을 수 없는 질문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 때는 상대에게 아무것도 궁금하지 않을 때다. 책이 재미없거나 너무 어려울 때 이런 일이 생긴다. 차라리 '이게 무슨 소리야?' 하는 생각이 들어서 반문이라고 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조차 할 수 없을 때, 화살의 방향은 나에게 향한다. '왜 나는 질문하는 능력이 없는가!'하고. 혹시 상대가 나의 무관심 혹은 애정 없음을 알아차릴까 조심스럽다.
질문의 역할과 좋은 질문의 위력을 실감할수록 '좋은 질문을 하고 싶다'는 열망에 사로잡힌다. 일할 때는 말 할 것도 없고, 일상에서 타인과 스스로에게도 좋은 질문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언제부터인가 최근에 가장 좋았던 질문, 가장 별로였던 질문, 인상적인 질문 등을 습관적으로 떠올리게 됐다. 지인들을 생각할 때도 '언젠가 저 사람에겐 이걸 꼭 물어봐야지'라고 생각하며 질문을 품고 산다.
궁금함과 애정은 비례한다.
작년 겨울이었던가... 샤이니 태민이 공연을 보러 온 팬들에게 질문하는 장면을 봤다. 태민은 새벽 4시에 하는 사전녹화에 찾아온 팬들을 가만히 보다 옆에 있던 ‘키’에게 이렇게 물었다.
잠은 자고 온 걸까? 아니면 밤을 새우고 온 걸까?
"밤샜지~"라고 키가 대답하자 태민은 다시 묻는다.
그러면 아침을 먹고 잘까? 아니면 자고 아침을 먹을까?
이렇게 사랑스러운 질문이라니. 나는 태민의 질문에서 팬들을 향한 애정을 보았다. 어디 팬뿐이랴. 사람에 대한 관심, 애정이다. 내가 샤이니 팬이었으면 이날 집에 가서 일기 쓰고 친구들에게 최소 백번은 말했을 거다. '우리 태민(오빠라고 할 수는 없는 현실)이 너무 사랑스럽고 멋지지 않냐고'. 자랑스러워하면서 한껏 호들갑을 떨었겠지. 언제부터인가 태민은 내가 질문에 관해 이야기할 때 생각나는 사람이 되었다.
더 열렬히 질문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어쩌면 이런 생각은 ‘세상을 또는 사람을 더 좋아하겠다’는 다짐일 테다. 궁금함은 애정과 비례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