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네 Jun 15. 2016

조각글 003

조각글 003
2016.6


조각글 01/
모든 것이 중심에 있어야 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나의 일상은 중심을 지키며 살아가기를.

조각글 02/
실체없는 무언가를 바라봐야 한다는 일은 언제고 우릴 불안케 한다. 
젊은이들과 노인들 그리고 그 사이의 누군가들까지도 각자의 보이지 않는 실체들을 바라보며 열심 혹은 성실이라는 혹독한 이름 아래 살아가는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 중에 그 실체를 정말 눈으로 보고싶어 하는 이는 얼마나 될까. 

조각글 03/
모르는 사람의 순간이라는 시간을 내가 가진다는 것은, 마음 한 구석에 찔림도 아닌 애매하고 오묘한 감정을 스며나오게 한다. 

조각글 04/ 
아침마다 내가 걷는 이 공원의 풀 냄새가 한겹 더 짙어진 요즘, 어쩌면 이들의 노고가 좀 더 짙어진 풀냄새를 만들어 주지 않았을까 생각한 아침이었다. 

조각글 05/
‘내리막길’이라는 말을 우리는 어쩌면 조금은 부정의 마음을 담은 표현으로 쓰고 있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오늘 내가 아침에 본 내리막길을 내려가는 거동 불편한 노인의 모습은 정말 숨겨진 아름다움을 보는 그런 기분이었다. 

조각글 06/
우리가 흔히 하는 ‘기억한다’는 말은 잘못된 표현이다. 우리는 원하든 원치 않든 기억 ‘되어지는’ 그런 존재기 때문에. 

조각글 07/
서로를 바라보고 있지만 시선은 마주치지 않았을 때의 어긋남

조각글 08/ 
아름다운 열 군데의 풍경보다, 작지만 가득 찬 모습을 보는 것에 더욱 벅차는 감정을 느낀다. 

조각글 09/
정말 행복한 순간에는 ‘아 내가 행복하구나!’하고 느끼기 이전에 얼굴의 표정이 먼저되어 나타난다. 그리고 우리는 곧이어 참 행복하다고 느끼곤 한다 

조각글 10/
그 날, 그 벌건 술잔을 나누며 마주앉아있던 그 사람들은 여전히 가깝고도 먼 내 주위에서 항상 사랑하면서 미워하며 살아가고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