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글을 못 쓰고 있는 것은
온 마음이 내가 인생을 망할 것 같다는 불안감으로 가득 찼기 때문이다.
이번 일로 배운 건, 명예보다는 실리가 중요하다는 것과
성공하는 것보다는 내 안전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반 년동안은, 눈을 부릅뜨고, 나에게 위험한 일이 일어나지는 않는지
감시하고, 공부하면서,
얼마 전에 다니던 직장에서 곧 때려칠 곳이기에, 때려치기 전에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보자는 마음으로 열심히 일했던 것처럼
반 년을 다니게 될 회사에서도, 모든 걸 다 해봐야겠다.
다른 점이 있다면, 전에 있는 회사에서는 나한테 책임 전권이 있는 건 아니었기 때문에
아이디어를 막 쏟아놓고, 일단 실행한 다음, 결과물 여부를 놓고, Yes or no 만 받으면 되었다.
책임이라는 것도 시킨 일을 잘 해내는 것. 그거였지만
오히려, 가게 될 회사에서는 결정에 대한 책임을 내가 다 져야 하고,
전에 직원일 때 막무가내로 들이밀었던 것과는 다르게
아이디어는 내되, 실행하면 책임이 나한테 있으므로,
실행은 신중하게, 몸을 사리면서,
나에게 해가 될 결정이라면, 거부하거나,
감당할 수 없는 결정이라면, 인생을 망하게 하느니,
때려쳐야 할 것이다.
일단, 내가 살아있어야 할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