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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케빈 Nov 15. 2023

솔직해 진 다음에는

저세상 가렵니다. 그 이후의 삶은 살고 싶지 않아지니까요. 

자신에게 솔직해지라는 말.

이 말이 나에게는 얼마나 두렵고 무서운 말인지 모른다. 


자신에게 솔직해지라는 말은

자기를 대중앞에 드러내라는 말이고

폭우처럼 빗발치는 남들의 평가의 시선을 견디고

가장 자기 마음의 약한 부분이 

비웃음 당하고 무차별적으로 

찢어발겨질 수 있도록


우리가 주는 트라우마를 받고 

고통스럽게 몸부림쳐라. 


변화를 멈추지 말고, 

그 고통의 몸부림을 치면서 

너가 피를 흘리면서 써내려가는 

영웅담을 보고서 


우리는 환호하고 싶다. 


사람들이 환호하는 컨텐츠의 정체.

자기를 드러내라는 말의 실체를

내가 느낀 것은 이러한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양지에서 나를 드러낸 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필명을 걸고 내 모습과 감정을 능숙하게 숨길 수 있는 

가상 공간에서 


사람들 앞에서는 차마 말하지 못한, 솔직한 이야기를 쓰면서

행복하게 지냈을 텐데. 


후회할만큼 후회하고 그리워할만큼 그리워하고.

이제는, 보일 걸 다 보인 다음에 


자, 이게 솔직한 내 마음입니다. 

방아쇠를 당겨서, 나를 쏴주세요. 

하고서 세상에서 퇴장해버고 싶다. 


솔직하게 나를 드러내면 수치심  때문에 죽어버릴 거 같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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