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04.(토)
아니카(my 와이프) 고등학교 친구가 결혼식을 해서 서울에 다녀왔다. 하필이면 3일 연휴의 첫째날인 토요일의 일정이라 서울로 가는 KTX, SRT가 진짜 없었다. 겨우겨우 예약해서 어중간한 시간에 출발했다가 어중간한 시간에 돌아와야 했던 서울나들이였다. 서울 간 김에 이것저것 많이 놀아도 좋겠지만 아니카가 임신 초기라 많이 걷거나 할 수 없어서 상황에 맞게 시간을 보내야 했다.
일정 : 새벽 4시 30분 기상 -> 오전 6시 40분 부산역 KTX 탑승 (서울행, 수원 경유) -> 오전 10시 서울역 도착 <<<1차 공백>>>> 오후 2시 삼성역 결혼식 <<<2차 공백>>> 저녁 8시 수서역 SRT 탑승 (부산행)
1차 공백기에는 영등포역에서 시간을 우선 때우기로 했다. 영등포역 내에 있는 우동집에서 우동을 먹고 (맛은 그닥...) 영등포 롯데백화점 개점 시간에 맞춰서 아워스 베이커리에 가서 커피를 마셨다. (더 좋은 자리를 찾아 철새처럼 자리를 두 번이나 옮겼다.) 그리고 삼성역 '노티드'란 카페에서 도넛을 포장하고 음료를 마시고 아니카 친구의 부탁으로 돈을 뽑기 위해 ATM기를 찾아 헤맸다. (삼성역 근처엔 ATM기가 별로 없다..)
2차 공백기가 문제였다. 결혼식 끝나고 뷔페도 먹고 나니까 오후 3~4시. SRT 탑승 시간인 저녁 8시까지는 4~5시간 정도 비는 시간. 첫 번째 안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범죄도시2를 보는 것은 아이에게 안 좋은 영향을 볼 수 있으므로 기각. 나는 두 번째 안으로 근처 코엑스에서 열리는 서울국제도서전을 보러 가자고 했고 아니카도 동의했다. 국문과 출신으로서 원래 내 본진이기도 했고, 서울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기에 기쁜 마음으로 갔지만, 무척 많이 걸어야 했다. 사람도 진짜 많았다. (도서전 인파만 보면 출판, 문학의 위기는 없는 것 같다.)
나는 지금도 그게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믿는다. 하지만 아니카는 오랜 칩거 생활 후 갑작스러운 활동에 극히 피곤해했고, 만보나 걸었다고 캐시워크를 보여주며 나를 책망했다. (분명히 동의했었는데...) 그래도 도서전은 꽤 볼만했고 아직도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고 느꼈다.
도서전을 다 보고 나니 저녁 여섯시 쯤. 택시를 타고 수서역에서 가서 시간을 때우다 부산으로 돌아왔다. 다음에 연휴가 겹쳐있을 때는 미리미리 예매하는 것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