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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날 Apr 30. 2024

막힘을 뚫는 힘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

펜션 안 무인 카페가 있습니다.

1000원을 내면 음료를 한 잔 마실 수 있고 간식은 무료입니다.

동네 주민, 펜션에 오는 손님, 이곳을 오가는 사람들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입니다.

화장실을 가보니 변기가 막혔습니다.

누군가 화장지를 돌돌 말아 솜사탕 크기만큼 키워 변기에 콕 넣어 그렇습니다.

무인카페로 운영되는 곳이라 사장님이 안 계시니 손님인 제가 나서봅니다.

뚫어뻥이 화장실 구석에 있길래 사용법을 읽고 시도했습니다.

한 번도 사용해 본 적이 없습니다. 처음 사용해 봅니다.

실력의 차이인지 기술력의 차이인지 모르겠지만 실패했습니다.


 임시방편으로 화장실 앞에 '변기 막힘'이라 적어 놓습니다.

글자만 적기는 아쉬워 그림도 하나 그렸습니다.

변기가 아프니까 진료를 받아야 할 것 같아 청진기를 그립니다.

막혀 있는 변기나 화장실을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이나 울고 싶은 마음이라 생각해서 폭포처럼 쏟아지는 우는 얼굴도 그렸습니다.


막힘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보니 '우리 몸도 막혀 있는 곳이 있는데'라는 생각이 듭니다.

혈이 막혀서 몸이 아프고

숨이 막혀서 숨을 쉬지 못하고

항문이 막히면 변을 누지 못해 얼굴이 누렇게 변합니다.

기가 막히면 기가 차다(어이가 없어서 말이 나오지 않다)는 표현도 합니다.

막힘이라는 게 참 힘이 드는 상황입니다.

뚫으면 해소가 되는데 그 힘을 어디서 찾아야 할까요?


 몸이 아프면 먼저 마음을 들여다 보라는 말이 있습니다.

내면을 들여다보고 알아차림의 힘을 키우면 막혔던 물길이 뚫립니다.

예전의 길이 역할을 다 했다면 새로운 길을 만들면 됩니다.

사람의 생명력은 강하니까요.


변기는 외부에서 도구를 사용해 뚫습니다.

사람은 내면의 힘을 스스로 키워 나갑니다.

그 힘을 키우는 방법으로 독서와 명상이 좋습니다.

다양한 경험과 실패. 그 과정에서 스스로에게 묻고 답하는 시간들....

그 많은 것들이 어우러져 막힘을 뚫는 힘이 됩니다.

답답할 때마다 사이다에 의지하지 말고 나를 믿고 스스로 뚫어 보는 힘을 기르면 좋겠습니다.

인생의 중반을 넘어가는 지금, 그렇게 한 발 한 발 뚫어가고 있습니다.

by 빛날 ( 울지 않아도 돼. 뚫으면 되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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