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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현 Feb 24. 2020

#2 쓰레기 더미 속 턱시도 장애 고양이

철거촌 고양이 다큐 제작 스토리

철거촌에는 쓰레기가 너무 많습니다.


이사 가면서 버리고 간 온갖 쓰레기와 누군가 양심과 함께 몰래 버린 쓰레기들..


거기에 더운 날씨로 심하게 썩어가는 쓰레기들의 악취..


새까맣게 모기들이 날아다니는 골목..



그 골목을 다시 찾은 건 구조활동이 시작되고 참여하게 되면서


얼마 전 마주쳤던 장애를 가진 고양이를 구조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 골목에는 많은 아기 고양이들이 있었습니다.


공동육아를 하는지 몇 마리의 삼색이와 카오스 엄마 고양이들이 아기 고양이들 주위를 항상 지키고 있었습니다.



대충 봐도 6마리는 있어 보이던 아기 고양이들은 어딘지 모르게 허약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엄마 고양이들이 잘 보살펴 주고 있었고 좀 더 신경 써서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그 골목에는 많은 고양이들이 살고 있었고 다른 봉사자분을 통해


그 골목은 주민들이 고양이를 싫어하지 않았고 챙겨주는 사람들도 많았었다고 합니다.


물론.. 모두 떠나 버렸습니다.

그 많은 고양이들 사이에 다리의 장애를 가진 턱시도 고양이도 살고 있었습니다.


까만 코트에 하얀 셔츠를 이쁘게 차려입은 턱시도 고양이..



이 아이는 오른 뒷다리는 심하게 뒤틀려 발바닥이 하늘을 향해 있고 무릎관절은 움직이지 않았으며


왼 뒷다리 역시 안쪽으로 뒤틀려 있어서 걸을 때 많이 불편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통통한 몸매와 볼살이 귀여워 보였습니다.

뒷모습이 너무 가슴 아픈 턱시도 고양이..


그 뒤로 이곳저곳 구조를 다니며 촬영을 하던 중에도


항상 눈에 밟히는 이 아이를 쫒아 이 골목에서 구조용 통덫을 설치하고


이 아이가 구조되기를 하염없이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다른 아이가 구조되거나 빈 덫만 멍하니 바라보는 일이 많았습니다.

사람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 더미에서 몰려드는 모기에 시달리며 앉아 있던 턱시도 고양이..


빨리 구조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뜻대로 쉽게 되지 않았고


그렇게 하루 이틀 시간은 흘러갔습니다.




골목의 아기 고양이들 중 상태가 좋지 못한 아이를 봉사자분들과 급히 구조하였지만


범백 (범백혈구 감소증 : 치사율이 높음) 이라는 병으로 죽는 일이 발생하였습니다.


다행히 봉사자들도 촬영팀들도 철거촌을 다닌 후 소독을 철저히 하여 집이나 쉼터로 전염되진 않았지만..


골목의 아기 고양이들은 서서히 줄었습니다.


구조가 빨리 이루어졌다면 좋았겠지만..


이미 잠복기를 지나 발병했는지


며칠 사이에 많던 아기 고양이들의 모습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그렇게 겨우 구조된 아기 고양이중 하나..


배고픔에 이끌려 들어간 덫으로 인해 이 아기 고양이는 빠르게 진료를 받을 수 있었고..


다행히 병에 걸리기 전에 구조되어 안전하게 지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후 구조는 계속되었지만 하루하루 지날 때마다 아기 고양이들의 숫자는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혹시 철거촌 고양이들을 구조하기 위해 준비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소독의 중요성을 꼭 강조드립니다.


비 위생적으로 방치된 철거촌의 골목들은 많은 병이 존재하며


집에 함께하는 고양이들을 위해서 그리고 구조된 고양이들의 쉼터 내 2차 감염을 막기 위해서도


여러 종류의 다양한 소독 방법을 사용하여 피해를 예방하시기 바랍니다.



엄마 고양이와 함께 너무 귀엽게 바라보던 이 아기 고양이도.. 결국 구조에 실패하였고..


며칠 후부터는.. 골목을 찾아가도 만날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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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영화 "철거촌, 그리고 꿈꾸는 고양이들" 브런치. 그라폴리오, 페이스북 페이지 등을 통해

소식을 전해 드리고 있습니다.


브런치 : https://brunch.co.kr/@subf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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