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와 파리로 떠난 신혼여행기
첫쨋날과 둘쨋날에 올드타운 구석구석과 성벽을 둘러보고 나니 올드타운을 벗어나고 싶어졌다. 이제는 새로운 곳으로 가보자는 마음으로 발걸음 닿는 대로 걸어보기로 했다. 그러다가 우연히 마주친 곳이 반예 해변이었다. 두브로브니크는 아름다운 해변으로도 유명하나, 우리는 아직 겨울의 추위가 가시지 않은 3월초 여행이었기 때문에, 여행 코스를 짤때, 해변을 고려하지 않았다. 그러나, 두브로브니크까지 왔는데 해변도 안보고 그냥 갈 순 없다는 생각에, 주저하지 않고 곧장 반예해변 입구로 들어갔다.
크로아티아는 지중해 해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하루 중 일교차가 크고 날씨 변덕이 심한 편이다. 이 날은 우리가 크로아티아를 여행한 기간 중에서 가장 날씨가 좋았다. 봄날씨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포근했다. 맨투맨 셔츠에 자켓만 걸쳤는데도 땀이 날 지경이었다.
두브로브니크의 시즌은 6~8월이다. 우리가 갔을 때는 시즌을 준비하는 공사가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반예해변 역시 공사가 한창이었고, 해변에서 해수욕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한 가족 정도 뿐이었다.
반예 해변은 그리 크지 않았다. 끝에서 끝까지 10분이면 걸어갈 수 있는 정도였다. 그래도 강렬한 태양 아래 새하얀 자갈과 투명한 바닷물,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은 여행객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폴란드에서 혼자 여행 온 남자가 사진을 찍어달라며 말을 걸어왔다. 우리도 두브로브니크 오기 전에 바르샤바를 거쳐 왔다고 했다. 그도 서울을 여행해 본적이 있다고 했다. 남산, 경복궁, 김치 등 자신이 알고 있는 것들을 얘기해주었다.
두브로브니크를 떠나기 마지막 날, 아쉬운 마음에 올드타운 거리를 한번 더 둘러보기로 했다. 기념품을 사지는 않았지만, 기념품점에 들어가서 이런 저런 물건들을 구경했다. 크로아티아의 유명한 와인, 트러플 등 특산품과 두브로브니크와 관련된 그림, 수공예품들이 마치 예술 작품처럼 진열되어 있었다.
어느 관광지를 가도 여행객들의 주머니를 노리는 기념품점들이 있기 마련이다. 두브로브니크에도 역시나 기념품점이 곳곳에 위치해 있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수 있다. 물건을 사지 않는 다고 해서 눈치를 주거나 하지 않기 때문에 꼭 물건을 사지 않더라도 한번쯤 들어가 구경해 볼 만하다.
두브로브니크에는 길고양이가 많다. 대체로 고양이들이 순한 편이다.
두브로브니크를 감상할 수 있는 또 다른 뷰 포인트는 바로 스르지산 위에서 내려다 보는 것이다. 우리는 두브로브니크를 떠나기전 마지막 저녁에 스르지산에 올라갔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갈 수도 있지만, 우리는 택시로 다녀왔다.
스르지 산은 두브로브니크에 처음 왔을때 우리를 숙소로 데려다준 우버 기사도 추천해준 곳이었다. 스르지산 위에서 내려다 본 두브로브니크 구도심의 풍경은 밑에서 보던 것과는 또다른 그림이었다. 아쉽게도 우리가 올라갔을 때, 구도심 위로 안개가 드리워져서 야경을 보지는 못했다. 스르즈산에서 내려다 보는 야경을 보기 위해서라도, 다음 번에 한 번더 두브로브니크에 와야 할 것 같다.